"강남 사무실 알아보다 건물주에게 황당한 요구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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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없는 강남 오피스 시장, 건물주가 '갑'
"리스크 줄이려면…임차인 가려 받아야"
"리스크 줄이려면…임차인 가려 받아야"
지난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사무실을 알아보던 한 스타트업 직원 김씨(38)는 건물주로부터 황당한 요청을 받았다. 건물에 들어오고 싶으면 임차 의향서 등을 미리 제출하라고 요구해서다.
강남 일대에서 임차인 조건을 따져 임대차계약을 맺는 건물주가 많아지고 있다. 오피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임대인 우위 시장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강남 건물주가 임대차계약에 앞서 매물을 보여주는 단계에서 회사 소개를 위한 프레젠테이션(PT)까지 보고 임차 기업을 고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강남 오피스 공실률은 5.6%로 전분기 6.6%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8%보다는 1.2%포인트 줄었다. 강남 공실률은 대부분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남부터미널이 8.7%에서 6%로 2.7%포인트 줄어 가장 낙폭이 컸다. 이어 △교대역(9%→6.4%) △테헤란로(6.2%→5.1%) △도산대로(5.5%→4.5%) 등이다.
보통 자연 공실률이 5%임을 감안하면 강남권 대부분 지역은 공실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연 공실률은 이사하는 기간 비어있는 경우 등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공실을 예상해 만든 지표다. 민간 지표로 보면 공실률은 더 낮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1분기 강남 권역 공실률은 전분기보다 0.2%포인트 내린 0.4%를 기록했다.
강남권 오피스 수요는 이전부터 탄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고 사회 활동이 시작되면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빈 오피스는 적고 들어오고 싶어 하는 기업들은 많다 보니 자연스레 '건물주'가 우위를 점하는 시장 분위기가 됐다.
역삼동 인근에서 오피스를 주로 중개하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워낙 매물이 많지 않고 이전부터 기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서 그런지 건물주들이 임차인을 받을 때 깐깐한 경향을 보인다”며 “기업 규모나 매출, 인지도 등 내용이 담긴 임차 의향서를 살펴보고 기준에 부합하는 임차인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겠다는 건물주도 많다”고 말했다.
심지어 건물주 앞에서 기업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두고 건물주의 갑질 행태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역삼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어떤 건물주는 임차의향서뿐만 아니라 회사를 직접 만나 어떤 회사인지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다"며 "임차 기업의 전반적인 사항이나 신용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위험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다 보니 가격도 자연스레 고공행진하고 있다. 테헤란로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모든 건물이 가격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로변에 있으면서 임차 공간이 330㎡(100평) 이상 되는 것은 월세가 2000만원 전후로 형성돼있다. 괜찮은 조건의 건물들은 월세 100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대로가 아닌 이면도로에 있는 165㎡(50평) 수준의 오피스 월세도 500만~600만원 수준이다.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 코리아가 발표한 '2022년 1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강남 오피스 시장 임대료는 3.3㎡(평)당 11만7300원으로 전분기보다 3.3%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선릉역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임대료가 비싸지만 강남에 진입하려는 회사들은 비싼 임대료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편"이라며 "이들이 강남에 오려는 이유가 고객과의 접근성, 원활한 인력 수급 등임을 고려하면 임대료보단 이후 얻을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분간 '건물주' 우위 시장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심혜원 JLL 리서치 팀장은 "올해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에 신규 공급이 전무할 예정이어서 기존 빌딩들 위주로 임대활동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서울 낮은 공실률과 예정된 임차 현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임대인 우호적인 시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강남 일대에서 임차인 조건을 따져 임대차계약을 맺는 건물주가 많아지고 있다. 오피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임대인 우위 시장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강남 건물주가 임대차계약에 앞서 매물을 보여주는 단계에서 회사 소개를 위한 프레젠테이션(PT)까지 보고 임차 기업을 고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강남 오피스 공실률은 5.6%로 전분기 6.6%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8%보다는 1.2%포인트 줄었다. 강남 공실률은 대부분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남부터미널이 8.7%에서 6%로 2.7%포인트 줄어 가장 낙폭이 컸다. 이어 △교대역(9%→6.4%) △테헤란로(6.2%→5.1%) △도산대로(5.5%→4.5%) 등이다.
보통 자연 공실률이 5%임을 감안하면 강남권 대부분 지역은 공실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연 공실률은 이사하는 기간 비어있는 경우 등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공실을 예상해 만든 지표다. 민간 지표로 보면 공실률은 더 낮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1분기 강남 권역 공실률은 전분기보다 0.2%포인트 내린 0.4%를 기록했다.
강남권 오피스 수요는 이전부터 탄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고 사회 활동이 시작되면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빈 오피스는 적고 들어오고 싶어 하는 기업들은 많다 보니 자연스레 '건물주'가 우위를 점하는 시장 분위기가 됐다.
역삼동 인근에서 오피스를 주로 중개하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워낙 매물이 많지 않고 이전부터 기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서 그런지 건물주들이 임차인을 받을 때 깐깐한 경향을 보인다”며 “기업 규모나 매출, 인지도 등 내용이 담긴 임차 의향서를 살펴보고 기준에 부합하는 임차인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겠다는 건물주도 많다”고 말했다.
심지어 건물주 앞에서 기업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두고 건물주의 갑질 행태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역삼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어떤 건물주는 임차의향서뿐만 아니라 회사를 직접 만나 어떤 회사인지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다"며 "임차 기업의 전반적인 사항이나 신용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위험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다 보니 가격도 자연스레 고공행진하고 있다. 테헤란로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모든 건물이 가격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로변에 있으면서 임차 공간이 330㎡(100평) 이상 되는 것은 월세가 2000만원 전후로 형성돼있다. 괜찮은 조건의 건물들은 월세 100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대로가 아닌 이면도로에 있는 165㎡(50평) 수준의 오피스 월세도 500만~600만원 수준이다.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 코리아가 발표한 '2022년 1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강남 오피스 시장 임대료는 3.3㎡(평)당 11만7300원으로 전분기보다 3.3%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선릉역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임대료가 비싸지만 강남에 진입하려는 회사들은 비싼 임대료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편"이라며 "이들이 강남에 오려는 이유가 고객과의 접근성, 원활한 인력 수급 등임을 고려하면 임대료보단 이후 얻을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분간 '건물주' 우위 시장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심혜원 JLL 리서치 팀장은 "올해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에 신규 공급이 전무할 예정이어서 기존 빌딩들 위주로 임대활동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서울 낮은 공실률과 예정된 임차 현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임대인 우호적인 시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