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한경DB
여의도 증권가. 사진=한경DB
자산운용사 세 곳이 '타깃데이트펀드(TDF)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잇따라 내놨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첫 시도다. 얼핏 보기에는 똑같은 TDF ETF같아도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빈티지(은퇴 시점)과 보수율, 투자자산군 등 여러 항목에서 차이를 보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동시 상장한 운용 3사(삼성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의 TDF ETF 10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마이너스 수익률로 장을 마쳤다. 손실률은 빈티지별로 저마다 달랐지만 모두 1% 안팎을 기록했다.

TDF는 투자자 은퇴시점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펀드의 일종이다. 위험자산에 가까워질수록 글라이드 패스(자산배분 곡선)에 따라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투자자들은 출생년도와 예상 퇴직연령의 합으로 투자 빈티지를 결정하게 된다. 1980년 출생한 투자자의 예상 은퇴 나이가 60세라면, 1980에 60을 더한 2040의 빈티지를 택하는 식이다.

이런 TDF 상품을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TDF ETF다. 증시에 상장돼 원하는 시점에 바로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운용 3사가 내놓은 TDF ETF는 어떤 점이 같고 어떻게 다를까.

삼성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각사 ETF 브랜드인 '코덱스'와 '히어로즈'를 붙여 빈티지 3종(2030·2040·2050)을 내놨다. 두 회사 모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과 손을 잡았다. 삼성자산운용은 기초지수와 글라이드 패스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기초지수를 S&P 글로벌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산을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의 ETF는 선진국 주식과 국내 채권으로 구성된다. 반면 키움투자자산의 ETF는 미국·선진국·신흥국 주식과 미국·선진국·글로벌 채권, 글로벌 현금성 자산으로 꾸려진다. 보수는 빈티지가 높을수록 비싼데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적게는 0.2%, 높게는 0.3%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0.3~0.38% 수준으로 세 운용사 중에선 가장 높은 편이다.

한화자산운용은 S&P글로벌이 아닌 모닝스타와 협력해 글라이드패스 기초지수를 공동 개발했다. 빈티지도 '2060' 1종이 더 많다. 사회초년생들이 직장생활 초기부터 노후를 위해 은퇴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혔다. 보수도 0.1%~0.16%로 최저치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TDF 펀드가 있는데 굳이 TDF ETF를 내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투자자들이 있을 수 있는데 '선택지의 확장'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급락할 경우 TDF 액티브 ETF에 투자한 이들은 TDF에 투자했던 포지션을 매도함으로써 즉시 다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며 "때문에 지금 같이 변동성 높은 장에서도 보다 원활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투명성 있게 투자자산들을 매일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덤"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