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남부 항구도시 이스트런던의 한 술집에서 10대 청소년 등 21명이 집단 의문사 한 가운데 베헤키 첼레 남아공 경찰장관은 "그들은 문자 그대로 춤주면서 죽었다. 그들은 죽을 때까지 춤췄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8일(현지시간) 더시티즌 등 현지매체는 지난 26일 사망한 10대 사망자의 연령대는 13~17세로 소년이 12명, 소녀가 9명이라고 보도했다.

사체에서는 타살을 의심할만한 외상이 없었고, 술집 바닥에서도 혈흔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국은 부검을 통해 독극물 중독 여부를 가리는 검사를 진행 중이다.

병원에서 치료받은 생존자들은 요통과 가슴 조임 증세, 구토, 두통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첼레 장관은 현지 언론을 통해 "그들은 춤추고 쓰러져 죽었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지럼증을 느끼고 소파에서 잠자면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춤을 추던 이들이 쓰러지면 다른 사람들이 이들을 한쪽에 밀쳐놓고 계속 춤을 췄다"고 설명했다.

남아공 경찰은 현지 경찰과 함께 최대한의 경찰력을 수사에 투입했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당시 술집 안은 1, 2층 모두 사람들로 이미 가득 찼고, 바깥에서 들어오려는 사람들로 혼잡이 빚어졌다는 진술도 나왔다.

또 당시 주류 판촉으로 술집에 고용된 시노부유 모니아네(19)는 "스프레이를 공중에 살포한 냄새가 강하게 났고, 누군가 '질식하고 있다'며 '죽어가고 있다'고 소리쳤는데 가득 찬 사람들 때문에 문까지 헤쳐나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술집 안에서 음악을 틀던 DJ의 증언도 이어졌다. 그는 "장내가 너무 혼란해 음악을 중지했는데도 광란의 춤판이 계속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 발생 후 이스트런던이 위치한 이스턴케이프주(州) 주류협회는 18세 이하에게는 주류판매가 위법인데도 버젓이 영업한 해당 술집 주인을 고소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