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네 곳이 전략적 제휴(얼라이언스)에 나섰다. 각 기업에서 개발한 제품을 패키지로 선보여 소비자 중심으로 공급 형태를 바꾸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SK C&C와 뷰노, 루닛, 딥노이드는 23일 의료 AI 생태계 조성과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MOU)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의료 AI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공동 세일즈와 마케팅 등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AI 산업·기술 트렌드도 공유할 방침이다.

SK C&C는 뇌출혈 등 뇌 질환을 판독하는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뷰노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해 퇴행성 뇌질환 진단을 돕는 ‘뷰노메드 딥브레인’과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기반으로 흉부질환을 판독하는 ‘뷰노메드 체스트’ 등을 개발했다.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를 활용한 폐 질환 진단 솔루션 ‘CXR’과 유방암 진단 보조 솔루션 ‘MMG’를 판매하고 있다. 딥노이드는 AI를 활용한 척추질환 자동분석 시스템 등을 가동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의 AI 활용이 늘었지만 한 의료기관에서 이를 한꺼번에 도입하는 데엔 어려움이 있었다. 회사마다 따로 접촉해야 하는 데다 솔루션별 사용법 등이 통일되지 않아 호환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체 부위별 대표 솔루션을 정하고 의료기관 맞춤형 AI 패키지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솔루션별 호환성을 높여 병원 규모와 진료 과목에 따라 다양하게 상품군을 구성하기로 했다. 의료 AI 소비자인 의료기관 중심으로 서비스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의료 AI 전문 협의체도 꾸린다. 의료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내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