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더니…파월, 美경기침체 가능성 첫 인정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공식 인정했다. 그동안 금리를 올려도 미국 경제가 침체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경기 연착륙론’을 펼쳤던 그가 처음으로 침체가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침체(recession)가 일어날 수 있냐’는 질문에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 경제는 매우 강력하고 고강도 긴축을 견딜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의도한 결과는 아니지만 (침체) 가능성은 있고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미국이 약한 경기 하강 정도만 겪을 것이라는 ‘연착륙(soft landing)’이나 ‘준(準) 연착륙(softish landing)’을 주장했다. 그랬던 그가 이날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한 행사에서 “우리는 정확히 미세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부분의 Fed 인사들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며 “이를 위해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6월 FOMC에 이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에번스 총재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빨리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은 총재 역시 “0.5%포인트에서 0.75%포인트 사이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