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 엄지마을, 물놀이·풍물놀이 체험…흉가서 담력 기르기
전남 강진 옴천면의 엄지마을은 한국 시골마을의 전통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농촌체험마을이다. 넉넉한 시골 인심을 그대로 간직한 향토마을이기도 하다.

엄지마을은 바람을 막아주는 산이 마을 앞뒤를 감싸고 있어 포근한 느낌을 준다. 마을 위아래로 청정 저수지가 있어 사계절 계곡이 흐르는 것도 이 마을의 자랑거리다. 내를 끼고 있어 작물 재배에 적합한 토양이다. 탐진댐 수원발전지이며 전국 최초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돼 친환경적인 마을로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학생 감소로 폐교된 인근 초등학교를 마을에서 매입해 잔디 운동장과 깨끗한 주변 환경을 조성, 단체 체험객의 방문지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넓은 잔디밭과 신축한 황토방 숙박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835번 지방도가 지나고 있어 장흥이나 영암·광주 방면으로 여행할 때 교통편이 매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엄지마을은 세 가지 특색사업을 진행 중이다. 옴천의 자랑거리인 토하젓 담기, 김치 담그기, 두부 만들기 등 다양한 음식 체험 프로그램이 그 중 하나다. 토하비빔밥 등 별미 향토식 제공으로 체험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북, 장구, 꽹과리, 징 등을 활용한 풍물놀이 체험을 비롯해 학생들이 감성을 키울 수 있는 특색있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유기농 우리콩을 사용해 두부와 콩물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도 인기다. 이 사업은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마을 어르신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계절별 프로그램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여름철에는 냇가에서 하는 물놀이, 고기잡기 등이 인기다. 흉가체험은 초등학생들의 담력기르기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가을에는 밤 따기, 송편 만들기, 잠자리 잡기, 김치 담그기, 옥수수 수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동지팥죽 만들기, 메주 만들기, 짚신 삼기, 장작패기 등이 가능하고 봄에는 서예, 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등의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주변 볼거리로는 병영성, 다산초당, 영랑생가, 옴천사 등이 있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이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한 곳으로 다산이 유배를 가서 처음 머무른 주막집인 사의재부터 다산초당, 백련사 등 곳곳에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김영랑 시인의 생가를 둘러본 뒤 세계모란공원을 산책하는 관광객도 많다.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강진군은 엄지마을 등 농촌체험마을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농박체험 농가에 군비 예산을 투입해 이부자리 교체 비용을 보조하는 등 체류형 관광자원 확대에 주력하면서다.

엄지마을 관계자는 “엄지마을이 바쁜 생활로 지친 도시민에게 마음의 쉼터를 제공하는 힐링마을이 되길 바란다”며 “체험객들의 재방문율이 높아지면 농가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