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2500조 할랄시장 공략…말레이에 전초기지
SPC그룹 파리바게뜨가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총 2500조원 규모의 할랄 시장 공략에 나선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사진)이 올해 초 승진한 뒤 처음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다.

SPC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400억원을 투자해 파리바게뜨 제빵공장을 건립한다고 20일 발표했다. SPC 조호르바루 공장은 연면적 1만2900㎡ 규모로 내년 6월 준공 예정이다. 빵과 케이크, 소스류 등 100여 개 품목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이 공장은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인 말레이시아 자킴으로부터 인증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으로, 공인된 기관에서 인증받아야 한다.

SPC그룹은 이 공장을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아우르는 할랄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무슬림 인구는 전 세계 19억 명에 달하며 인구의 24%를 차지한다. SPC는 2030년까지 동남아에 600개 이상의 파리바게뜨 점포를 개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번 프로젝트는 SPC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허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올해 1월 1일자로 파리크라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사장은 “말레이시아 할랄 공장을 통해 2500조원에 달하는 세계 할랄푸드 시장을 본격 공략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SPC는 말레이시아 버자야푸드그룹과 합작법인 버자야 파리바게뜨도 설립했다. 버자야그룹은 부동산, 유통, 식품, 호텔, 리조트 등의 사업을 하는 말레이시아 유력 기업이다. 스타벅스, 세븐일레븐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를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SPC는 올해 들어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덟 번째 해외 진출국인 말레이시아에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올해 말 파리바게뜨 매장을 열 예정이다. SPC는 올해 캐나다와 영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중국 시장에서는 파리바게뜨 매장을 추가로 개점할 예정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