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특검들, 수사개시부터 첫 강제수사까지 평균 5.83일 소요
첫 군 대상 특검에 '녹취록 조작 의혹' 등 변수도…'수사전략 정교화' 집중
출범 2주 '故이예람 특검'…압수수색·입건 없이 '정중동' 수사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를 맡은 안미영(55·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이 19일 수사개시 2주를 맞았다.

수사에 착수한 직후 전격적 압수수색을 벌여 존재감을 드러냈던 이전 특검들과 달리, 이번 특검팀은 전례 없는 군 대상 수사인 점 등을 고려해 차분히 수사전략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집중하고 있다.

1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안 특검팀은 이날까지 이 중사 유족에 대한 참고인 조사 외에 사건 관계자들을 형사입건하거나, 이 중사가 근무했던 부대 등 관련 기관을 압수수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국방부·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넘겨받은 자료를 계속 검토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수사 상황을 공보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검이 수사 개시 열흘이 지나도록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진 2010년 '스폰서 검사 특검', 2012년 '디도스 특검'·'내곡동 사저 특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2018년 '드루킹 특검', 2021년 '세월호 특검' 등 지난 6번의 특검의 경우 수사개시부터 첫 강제수사까지 평균 5.83일이 걸렸다.

'스폰서 검사' 민경식 특검팀은 6일, '디도스 사건' 박태석 특검팀은 2일, '내곡동 사저 의혹' 이광범 특검팀은 하루 만에 각각 강제수사에 나섰다.

'최순실 국정농단' 박영수 특검팀은 수사 개시 당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허익범 특검팀도 수사개시 하루 만에 '드루킹' 김동원씨의 구치소 수용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대부분 수사 1주일 안에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역대 특검 중에서는 '세월호 증거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현주 특검팀만이 수사개시 25일 만에 강제수사에 나섰다.

출범 2주 '故이예람 특검'…압수수색·입건 없이 '정중동' 수사
안미영 특검팀이 이처럼 '정중동' 수사에 집중하는 데에는 유례없는 대군(對軍) 특검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경찰·군검찰이 아닌 특검이 군을 수사한 전례가 없는 탓에 전체적인 수사전략을 짜는 데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성폭력 가해자인 장 모 중사에 대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준장)의 불구속 수사 지휘 정황이 담겨 부실 수사 의혹을 규명할 핵심 자료로 꼽힌 이른바 '전익수 녹취록'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변수도 생겼다.

이 중사 유족 측 법률대리인 강석민 변호사는 "특검이 (강제수사나 피의자 조사) 스케줄을 짤 상황 같지 않다"며 "5만여 쪽에 달하는 국방부·인권위 자료 등 기록을 확보했지만 아직은 전반적으로 자료를 검토해야 할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군 20 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즉각 신고했지만, 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은 고인이 동료, 선임 등에게서 2차 피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총 25명을 형사입건해 15명을 기소했지만, 초동수사를 맡았던 20비행단 군사경찰·군검사 및 군검찰 지휘부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해 논란을 불렀다.

출범 2주 '故이예람 특검'…압수수색·입건 없이 '정중동' 수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