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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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취업자 수가 93만5000명 증가하며 2000년 이후 5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율 역시 3%로 1%포인트 줄며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례적으로 "직접 일자리, 일시적 방역 인력 증가 등 공공 부문 역할이 상당했다"며 "일시적 증가 요인이 소멸되면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93만5000명 늘었다. 이는 5월 기준으로 2000년(103만4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증가다. 증가 폭은 취업자 수가 100만명 넘게 증가했던 올해 1월(113만5000명), 2월(103만7000명)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3월(83만1000명), 4월(86만5000명)에 비해선 늘었다.

고용 상황이 개선되면서 고용률은 높아지고 실업률은 낮아졌다. 15~64세 고용률은 69.2%로 전년동월(66.9%)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88만9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25만9000명이 감소하며 실업율도 3.0%를 기록했다. 현재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고용의 '질'은 썩 좋지 못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전년동기 대비 늘었지만, 60에 이상 취업자가 45만9000명이 늘어나며 지난달 증가한 취업자 수의 49.1%를 차지했다. 50대 취업자가 23만9000명, 20대 취업자가 18만5000명 늘었다. 하지만 경제활동의 중추 역할을 하는 30대 취업자는 6000명, 40대는 3만6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일자리 증가폭의 75%가 경제활동의 후반기인 50대 이상 일자리였던 셈이다.

업종별로도 여전히 정부 주도로 만들어낸 공공 일자리가 증가세를 주도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취업자 수가 증가한 업종을 보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7만8000명), 공공행정(9만9000명)부문에서 크게 늘었다.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든 직접 일자리 사업과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업종이다.

제조업(10만7000명), 운수·창고업(12만명), 농림어업(12만2000명)에서도 취업자가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도 3월(-2만명), 4월(-2만7000명)의 감소세를 끊고 3만4000명이 늘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일상회복에 따른 대면업종 개선으로 취업자는 증가하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해 고용 증가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지표에도 기획재정부는 같은 날 발표한 '5월 고용동향 분석'을 통해 "고령층 중심 증가, 단기간 근로 등 세부 분야별 취약점이 여전하다"며 "작년 고용회복 흐름이 역기저로 작용하고 코로나 방역인력 수요 감소, 직접 일자리 종료, 성장·물가 관련 대내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경우 증가세 둔화가 예상된다"며 비판적 평가를 내렸다. 이어 "인구감소·산업구조 전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30·40대 취업자 증가폭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지난달 '4월 고용동향'에 대해서도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든) 직접 일자리와 고령자 비중이 너무 높다"며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앞서 기재부는 취업자 증가 폭이 작았던 3월(83만1000명 증가) 고용동향에 대해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정권 교체 후엔 '자화자찬'보다는 우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전날 현재의 경제상황을 '복합위기'로 정의하고 "경제전쟁의 대장정이 시작된다"고 밝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이 겹치며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과거의 지표 개선에 호평을 내리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