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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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서비스 이용자층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밀리네얼+Z세대)를 중심으로 초기 성장을 이뤘는데 최근엔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핀테크가 전 연령대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달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1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만 50~64세의 ‘뉴 시니어’의 83.3%는 최근 6개월간 뱅킹 앱 등 모바일 채널을 이용해 금융거래를 한 경험이 있었다. 영업점을 이용했다는 비율(49.3%)의 1.7배에 달했다.

뉴 시니어들은 금융 트렌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1년 내 신규로 거래한 금융기관을 물어본 결과 토스(6.5%), 토스뱅크(5.8%), 카카오페이(5.4%), 카카오뱅크(4.6%), 네이버페이(4.3%) 등 핀테크와 빅테크 업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은 모바일 채널의 편리성을 사유로 꼽았다.

실제로 주요 핀테크 업체의 이용자 중에서 중장년층 비율이 적지 않다. 올해 1분기 기준 토스뱅크 고객 중 40대 비율은 24.2%, 50대 이상 비율도 18.7%나 된다. 대출비교 서비스 핀테크 핀다의 지난해 50대 이상 이용자 비중도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50대 이상을 겨냥한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큰 글씨 서비스’나 장년층이 주로 이용하거나 관심도가 높은 이체, 연금관리, 건강정보 등을 앱 전면에 배치하는 등의 노력이 대표적이다. 연금관리 서비스 마이머플러를 운영하는 웰스가이드처럼 5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핀테크 기업도 있다.

금융권이 이처럼 ‘실버 고객 모시기’에 나서는 것은 단순히 고객층 확장이나 고령층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만은 아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30 축의 전환>의 저자인 마우로 기옌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10년 내에 부와 힘의 중심이 밀레니얼 세대에서 실버 세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60세 이상이 전세계 자산의 50%를 갖고 있는 만큼 이들을 액티브 유저로 만들면 수익 창출 측면에서도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향후 은퇴·노후 설계나 자산관리, 상속·증여, 헬스케어 등과 관련된 실버 특화 금융상품 출시 경쟁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니어 특화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고령층은 해당 금융사와 거래를 더 자주하는 경향을 보인다. KB골든라이프(국민은행), S-미래설계(신한은행), 행복노하우(하나은행), 시니어플러스(우리은행) 등을 이용해본 적이 있는 소비자의 74.1%는 해당 금융사와의 거래가 증가했거나 향후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비경험자 중에선 이 같은 응답 비율이 40.3%에 그쳤던 것과 대비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