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이 공동으로 자율주행자동차의 통신보안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에 들어갔다. 자율주행차가 첨단 소프트웨어(SW) 기술의 집약체이다 보니 높은 보안 역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고조되는 데 따른 것이다. 차량보안업체인 시옷이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이번 민관합동 사업의 주관사를 맡았다.

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차량 보안 스타트업 시옷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자율주행차량 V2X 통신 네트워크 보안성 평가 기술 및 시험기준 개발’ 사업 주관사로 최종 선정됐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 한성대와 전장기업 이씨스, 통신업체 블루텍 등이 함께한다.

이번 사업은 ‘범부처 자율주행기술 개발혁신사업단(KADIF)’이 추진하는 12대 연구개발(R&D) 과제 중 하나다. KADIF는 지난해 3월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출범시킨 사업단이다. 2027년까지 사실상의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4(고도 자율주행)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주관사를 맡은 시옷은 2015년 설립됐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보안 사업을 전문적으로 한다. 현대투자파트너스 동문투자파트너스 등에서 투자받았다. 지난해 7월엔 현대자동차·기아의 부품 공급사와 하드웨어 모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아이오닉 5 등에 이 회사의 보안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옷은 2025년까지 4년간 KADIF에서 54억원을 지원받는다. ‘V2X 통신 보안’의 표준 마련이 중점 과제다. V2X는 차량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다른 차량이나 도로와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이 기술이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레이더나 라이다(LiDAR) 센서의 협소한 시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다자간 통신이 실시간으로 교차하기 때문에 해킹이나 데이터 유출 위협이 상존하는 상태여서 높은 보안 수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차량 보안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다음달부터 차량 내부에 사이버보안 관리시스템(CSMS)이 잘 갖춰졌는지를 측정하고 제조사 등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국내에선 국토부가 지난해부터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공동으로 자율주행차 내부에 장착되는 SW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 중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