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끊고, 마트 행사 챙기고…'짠돌이 소비' 뜬다
마트 오후 마감 세일 매출은 쑥
혼자 사는 박모씨(34)는 주 3회 시켜 먹던 배달 음식을 지난달부터 끊었다. ‘배달 앱 이용 시 내는 배달료를 아끼면 식당에서 밥을 서너 끼 더 먹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조씨는 “배달료가 1000~2000원일 때는 부담 없이 이용했지만, 지금은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했다.
조씨와 박씨의 사례는 ‘밥상 물가’ 급등기인 요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소비자들은 평일 저녁 마감 할인 시간대에 대형마트를 찾고, 제조브랜드(NB)에 비해 저렴한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상품 구매를 늘리고 있다. 2000~5000원에 달하는 배달비를 아끼려고 직접 매장을 찾는 사람도 많다.
이런 트렌드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5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5월 22일까지 즉석식품 코너의 마감 세일(오후 7시~영업 종료 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PB 상품 매출은 약 10% 늘었다.
홈플러스에서도 1월 13일부터 5월 8일까지 PB 상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4월 4일부터 10일까지의 두부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종전까지 매출 1위였던 풀무원을 제치고 홈플러스 PB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배달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최근 이용을 줄인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다. 앱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3209만2451명으로, 전달(3321만6220명)보다 3.5%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외식 수요가 늘어난 게 1차 요인으로 분석되지만, 비싼 배달료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탈(脫)배달 앱’ 성향을 보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올 1분기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서울시민의 52.3%가 ‘배달 음식·배달비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그 이유로 지목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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