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의 파격…37세 M&A임원 영입
국내 최대 비철금속 제련업체인 고려아연이 만 37세 외부 인력을 인수합병(M&A) 전담 임원으로 영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아연·납 제련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M&A를 통해 신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최윤범 부회장(사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3월 말 자원순환본부를 신설하고, 전담 임원으로 함경우 담당을 선임했다. 고려아연은 3월에 부사장 미만 상무 전무 직급을 담당으로 통합했다. 함 담당은 올해 초까지 GS에너지 부장으로 재직하다가 고려아연에 영입됐다. 1985년 미국 출생으로, 올해 만 37세다. 그는 윌리엄스칼리지 수학과를 졸업하고 GS에너지에 입사했다. 회사를 그만두고미국 예일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GS에너지에 재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고려아연 창립 이후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역대 최연소 임원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함 담당은 고려아연에서 자원순환 관련 M&A 업무를 전담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폐배터리와 전자제품에서 금속자원을 뽑아 상업화하는 자원순환 사업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함 담당 영입은)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고려아연은 제련기업 특성상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있었다는 회사 안팎의 평가다.연공서열도 중시됐다.고려아연은 오너 3세인 최 부회장(1975년생)이 2019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리사이클링, 2차전지 소재 등 세 분야를 핵심 신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4월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팀 단위 조직 체계를 본부 단위로 개편하고, 임직원 직급을 통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조직 개편 방안도 내놨다.

함 담당은 GS에너지에 두 차례 입사한 경력이 있다. 미국에서 자란 그를 각별히 아끼던 경영진의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 담당이 올해 초 고려아연에 합류한 것도 최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GS LS 등 범LG그룹과 고려아연 오너 일가는 오래전부터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측이 GS그룹에 M&A를 전담할 인력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고, GS 측이 함 담당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