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이젠 메타버스로…한컴 "연동 작업 돌입"
한글과컴퓨터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을 토종 소셜미디어 싸이월드와 연동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한때 회원 수가 3200만명에 달했던 싸이월드를 메타버스 서비스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5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지난 4일 구글의 모바일 앱장터인 구글 플레이스토어로부터 안드로이드 버전 싸이타운 앱을 출시할 수 있다는 최종 앱 승인을 받았다. 한컴은 앞서 양대 모바일 앱 운영체계(OS)인 안드로이드와 iOS에 맞춰 앱을 개발했다. 싸이타운 iOS 버전은 애플 앱스토어의 최종 앱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컴은 “안드로이드 버전 싸이타운 앱 출시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라며 “지난 4월 출시한 싸이월드 앱과의 서비스 연동 작업만 완료하면 ‘메타버스판 싸이월드’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고 설명했다.

싸이타운은 싸이월드의 각종 서비스를 3차원(3D) 아바타·공간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싸이월드 아바타 ‘미니미’가 기존 이용자별 공간인 ‘미니룸’의 문을 열고 나가면 싸이타운에 접속할 수 있는 식으로 연동한다. 소규모 ‘일촌’ 모임 공간 ‘마이룸’, 불특정 다수가 동시접속할 수 있는 ‘스퀘어’를 들인다.

스퀘어에선 외부 업체들과 제휴해 메타버스에서 게임·영화·쇼핑·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한컴은 미니미들이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사물 획득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상호작용 기능을 추가했다.

한컴은 싸이월드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와 함께 싸이타운에 자체 경제 시스템도 들일 계획이다. 플랫폼 내 아이템 제작 등 사용자의 활동에 따라 보상을 주는 ‘C2E(create to earn·제작을 통해 돈벌기)’ 구조다. 이를 위해 싸이월드가 기존에 썼던 플랫폼 내 가상화폐 ‘도토리’를 코인으로 발행한다.

싸이월드는 1999년 8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웹사이트 형식 소셜미디어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외국산 서비스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다 2019년 10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서비스 재개 움직임이 나온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화학소재 기업 스카이이앤앰과 의료기기 기업 인트로메딕 등 5개 기업이 세운 합작법인 싸이월드 제트가 기존 싸이월드의 데이터를 사들였다. 싸이월드제트는 사진 170억 장, 동영상 1억6000만 개 등을 비롯한 데이터베이스(DB) 복원 작업을 마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