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넥슨·MS, 개발자 채용전략 달라졌다
네이버는 올해 지난해(1100명)의 70% 수준인 500~700명 수준의 신규채용을 할 방침이다. 지난해 인건비 인상경쟁을 벌였던 게임사들은 올해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채용을 줄일 전망이다. 한국의 테크 기업들 뿐아니라 미국 빅테크들도 채용을 줄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도 신규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테크기업들이 일제히 채용 긴축에 나섰다. 코로나 엔데믹과 금리 인상 여파에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여파에 따른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 해 졌기 때문이다.
테크기업들이 채용기조를 바꾸면서 개발자 몸값은 낮추고, 신입채용 대신 5~7년차 경력자 위주의 채용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 채용전략 수정…게임사도 채용 숨고르기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1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올해부터 인건비 등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도 "공격적 채용정책을 유지할 것인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개발자 채용의 큰손인 네이버가 채용 조절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역량있는 개발자를 뽑기위해 대졸 학사출신 개발자 초임을 5000만원으로 올렸다. 석사출신은 5300만원을 지급했다. 여기에 매달 도서,컨텐츠 구입, 주차비 등으로 사용 가능한 업무지원비를 15만원씩(연180만원) 지원키로하고, 개발자에게는 300만원 예산 범위내에서 개발을 위한 기기 사양을 선택해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이랬던 네이버가 채용전략 수정에 나섰다. 신규채용은 예년수준으로 줄이면서 5~7년차 '쓸모있는 경력'확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경력직 개발자 처우 기준을 유지했다. 토스는 연봉을 이전 직장 대비 최대 150%까지 인정해 주고 있다.

지난해 세자릿수 채용을 단행했던 게임사들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채용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크래프톤은 700명, 스마일게이트 500명, 넥슨 400명, 엔씨소프트 100명 등을 신규채용했다. 하지만, 원격근무로 인해 신작개발이 늦어지고 기존 게임들의 수익이 떨어지면서 올해 1분기 수익이 악화됐다. 이에따라 넥슨은 지난해 실시한 특별 수시채용을 없애고 공채만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에만 800명을 뽑았던 카카오도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같은 채용기조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MS·엔비디아·메타 등 美 빅테크도 인력 구조조정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채용 긴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MS)의 오피스와 윈도 부문을 담당하는 라제시 자 부사장은 26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력 채용의 우선순위를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신규 채용 감속 조치는 PC 운영체제(OS)인 윈도와 기업용 협업툴 오피스,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팀즈 등이 대상이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도 지난 25일 신규 채용에 속도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올해 개발자 채용을 중단키로 했다. 올 1분기 11년만에 처음으로 유료 가입자 수가 20만명 가량 줄어든 넷플릭스는 전체 직원의 2%(150명)을 해고 한데 이어 추가 감원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임원 3명을 해고한 트위터는 계약업체·컨설턴트, 출장·이벤트, 마케팅, 부동산, 인프라(기반시설) 비용과 다른 운영 비용도 감축할 계획이다. 소셜미디어 스냅, 기업용 클라우드 업체 세일즈포스 등도 최근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은 지난 25일 물류창고의 공간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신규 건축을 연기하고 물류 창고를 재임대(전대)하는 등의 조치를 결정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