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PwC 전 세계 근로자 5만여명 설문조사
3월 한국을 포함한 44개국, 5만2195명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글로자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에서는 근로자 5명 중 1명인 20%는 ‘향후 12개월 이내 이직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세대별로 보면 Z세대가 27%로 가장 많았고, 밀레니얼세대(23%), X세대(15%), 베이비부머(9%) 등이 뒤를 이었다.

이직을 생각하는 이유는 금전적 보상(71%)이 가장 높았고, 이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향후 급여 인상을 요구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근로자는 35%를 차지했다. 그 다음이 개인적 성취(69%)로 본인과 업무가 잘 맞는지, 팀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기대치를 초과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지, 업무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지 등이 고려됐다.
조사에서 의미 있는 내용 중 하나가 회사에 대한 만족도이다. 회사에 대한 만족도는 근속 시기별로 상이했다. 신입사원~2년 차(49%), 3~5년차(58%), 6~10년차(63%), 10년 이상 재직한 경우에는 그 비율이 58%로 다시 낮아졌다. 세대별로는 베이비붐세대의 만족도가 62%로 가장 높았고, Z세대 만족도가 53%로 가장 뒤처졌다.
(출처. 조선비즈, 5.27일자 기사 요약)

기업 현장에서 본 우려되는 현실
강의와 컨설팅, 자문 및 인사 모임 등으로 기업의 HR담당자들을 만나 그들의 애로사항을 듣는다. 10여년 전에는 HR제도 설계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특히 평가와 보상, 승진의 공정성을 위한 방안 등이었다. 지금은 IT기업과 대기업 중심의 성과급과 복리후생 논쟁 뿐 아니라 MZ세대와 베이비붐 세대와의 차이에서 오는 소통, MZ 세대의 직장에 대한 인식 변화에 대한 대응 등의 애로사항이 압도적이다.
회사의 규모, 사업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200인 이하의 지방 중소기업에 HR 담당자는 1~2명이다.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일이 바로 채용이다. 채용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적합한 인재를 적시에 선발하여 적합한 부서에 배치해 조기 전력화하여 성과를 내도록 하는데 있다.

경기도 이남과 이북 지방 중소기업의 HR담당자의 고민은 다음과 같다.
① 직원 채용 공고를 했으나 지원자가 없다. 신문을 보면 청년 실업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데 믿어지지 않는다.
② 지원자가 있어 면접을 준비했는데 연락도 없이 불참하여 양치기 소년이 되어가고 있다.
③ 2명 채용했으나, 한 달이 되지 않아 퇴직하여 직원들의 사기만 저하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④ 가장 화가 난 일은 출근해 열심히 하겠다고 한 후, 3일만에 다른 좋은 곳에 합격해 퇴직한다며, 2일 근무한 급여는 받지 않겠다고 문자만 보내고 떠난 사람이다.
⑤ 사장은 매일 좋은 인재를 채용하라고 성화이다.
⑥ 여러 일을 겪고 나니 지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에게 잘해 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이런 회사도 30년 이상된 제조회사이며, 급여와 복리후생 수준도 수도권 기업에 비해 낮지 않다. 직원들과의 끈끈한 정은 강하다. 하지만, 거리적 요인, 전통 제조업이라는 이유로 지원과 근무를 꺼린다.

채용 중요하지만, 이제는 유지관리가 더 중요하다.
44개국 5만명 대상의 글로벌 설문이기에 우리나라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설문조사에서 시사점을 받은 것은 이직 성향과 회사에 대한 만족도이다. 나이가 많고 회사에서 근무한 근속년수가 많을수록 이직하기는 쉽지 않다. 시장의 수요가 적기도 하지만, 회사와 직무, 함께 한 직원에 대한 로열티가 이직을 어렵게 한다. 어느 시기가 지나면 이곳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나만의 업적을 남기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나이가 들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회사와 하는 일, 사람에 대한 애정은 더 깊다.
설문조사에서는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6~10년차에 가장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전통 직급체계로 보면 대리에서 과장 초의 수준이다. 일의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알고 회사와 임직원과의 관계도 넓기에 가장 성과를 많이 내는 시기이다. 경험과 지식,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시기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직원들이다. 사실 이 시기가 가장 스카우트 니즈가 많다. 만족도가 높은 만큼 이들의 마음을 잡아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임직원이 이직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꿈(목표)과 열정을 갖고 일에 몰입해 성과를 창출하게 하는 요인이 무엇일까?
설문 조사의 경우 이직의 1순위는 금전적 보상이다. 물론 금전적 보상이 중요하다. 하지만, 보상은 어느 일정 수준을 넘는다면 더 이상 동기부여의 수단으로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고 강의, 컨설팅, 인사 자문을 하면서 느낀 요인은 바로 ‘인정’이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이 회사에 남아 일에 몰입하고 성과를 창출하게 한다. 인정은 금전적 보상과 비금전적 보상으로 나눌 수 있다. 금전적 보상은 한계가 있고, 유지관리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인정을 비금전적 수단에서 찾길 바란다.
첫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주변의 관심, 격려, 칭찬이다.
둘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하며 도전과제를 통한 성취감이다.
셋째,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문화이다.
넷째, 정체되지 않고 성장하게 하는 조직과 주변의 학습 활동이다. 배우는 사람보다 가르치는 사람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가르치고 진단과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준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일과 삶의 균형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애정과 몰입이다. 인정을 통해 회사, 일, 사람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된 몰입을 하게 하는 회사가 임직원을 유지하게 하며 성장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