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비건 레시피와 함께 채식주의자가 겪는 고민 담아내

'미스터 초밥왕', '요리왕 비룡', '오무라이스 잼잼' 등 음식을 소재로 한 만화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랑받는다.

하지만 채식주의자 독자라면 어떨까.

고급 참치 대뱃살과 마블링이 박힌 소고기 등심의 생산과 소비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남들처럼 웃으면서 감상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웹툰 픽!] 채식주의자 위한 요리만화…'두연씨, 잘먹고 잘 살아요'
'' />
하토 작가의 '두연씨, 잘 먹고 잘살아요.

'(이하 두잘잘)는 이런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 웹툰이다.

출판사 직원이자 채식주의자인 주인공 마두연은 어느 날 더는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이후 두연은 매 끼니 채식을 하면서 유난 떤다는 눈총도 받고 가족, 동료, 친구들과 부딪히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해와 애정도 싹튼다.

작가는 매일 저녁 두연이 해주는 채식 요리를 맛나게 먹는 엄마, 두연을 집에 초대해 채식용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친구들, 두연도 먹을 수 있는 회식 메뉴를 고르는 직장 동료들을 차분히 그려낸다.

채식주의자는 육식주의자의 무신경함을 이해할 수 없고, 육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의 비난 어린 시선이 불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불편해하고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래도 또 같이 살아나간다.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왜 이렇게 애틋해질까.

적일 때도 있고 동지일 때도 있는 나의 동종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우리가 잘살면 좋겠다'고 한 두연의 독백은 어쩌면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웹툰 픽!] 채식주의자 위한 요리만화…'두연씨, 잘먹고 잘 살아요'
'' />
채식과 채식주의자에 대한 편견도 허물어준다.

철두철미한 채식주의자일 것 같은 두연이 생선과 가끔 달걀이 먹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대체 식품을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채식뿐만 아니라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화학 재배, 동성애, 코로나19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고심하는 두연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도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와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군침이 도는 채식 요리 묘사는 덤이다.

20화에 걸쳐 두연이 다양한 채식 요리를 만들어 먹는 장면이 공들여 묘사되고, 만화 하단에는 간단한 레시피도 정리했다.

무엇보다도 단호박과 캐슈너트로 만들었다는 비건 아이스크림의 맛이 궁금해진다.

이 작품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2020 다양성 만화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현재 딜리헙에서 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