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퀀텀'에 들어간 암호화기술…국방·공공시장으로 확대
SK텔레콤과 IDQ가 함께 개발한 '양자난수생성(QRNG)' 기술이 국내 암호분야 강소기업 기술과 융합돼 국방·공공시장 진출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양자난수생성 기술은 국내선 삼성전자의 '갤럭시 퀀텀3'에 사용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기술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양자난수생성 칩을 비트리, 케이씨에스(KCS), 옥타코 등 국내 암호분야 강소기업들과 함께 양자난수생성으로 보안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 국방·공공 사업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갤럭시 퀀텀'에 들어간 암호화기술…국방·공공시장으로 확대

5G 시대 떠오르는 '양자암호통신'

양자암호통신은 양자키분배(QKD)·양자난수생성기(QRN) 등 핵심 기술을 통신망에 적용해 제3자의 정보 탈취를 원천 차단하는 기술이다.

양자키분배란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제 3자가 해킹할 수 없는 암호키를 만들어 수신자에게 나눠주는 기술. 양자난수생성기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만드는 기술이다.

한 마디로 양자(퀀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단위)의 특성을 이용해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생성해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양쪽에 나눠주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암호키를 갖고 있는 사람만 정보를 해독할 수 있다.

기존 암호통신 체계는 암호키를 분배할 때 보내는 사람이 열쇠(암호키)를 금고(공개키)에 넣고 잠궈 받는 사람에게 보내면, 받는 사람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비밀번호로 금고를 열어 열쇠(암호키)를 얻는 방식이었다. 다만 기존 암호통신 체계는 제 3자가 중간에서 금고를 탈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상 취약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같은 보안의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통신3사는 양자암호통신에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2016년부터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기업 IDQ와 협력을 강화해오다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 양자암호통신 1위 기업 IDQ의 QKD 실험실 내부./사진=공동취재단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 양자암호통신 1위 기업 IDQ의 QKD 실험실 내부./사진=공동취재단

갤럭시퀀텀에 탑재된 양자난수생성 칩...생태계 확대

양자난수생성기술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퀀텀' 스마트폰에 쓰인 기술로 잘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에 탑재 가능한 양자난수생성 '칩'을 개발해 2020년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갤럭시퀀텀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갤럭시 퀀텀3 스마트폰/사진=SKT
갤럭시 퀀텀3 스마트폰/사진=SKT
이에 더해 SK텔레콤은 국내 강소기업들과 협업해 양자난수생성 칩을 국방이나 공공기관, 생체인증키 등으로 사용성을 확대해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SK텔레콤은 케이씨에스와 양자난수생성 칩과 암호통신기능의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암호 원칩'을 개발하고 있다.

케이씨에스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다양한 제품 및 디바이스에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는 암호칩(KEV7)을 독자개발한 기술기업으로, KEV7은 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암호모듈검증(KCMVP)인증을 획득해 국내 암호칩 중에서 가장 높은 보안등급을 받았다.

김한직 케이씨에스 상무는 "향후에는 양자 컴퓨터 발달에 따라 보안이 깨지는 염려가 많다"며 "KEV7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보안 등급을 받았으나, 이러한 염려 때문에 양자난수생성기 기술을 KEV7과 함께 합치는(원칩) 기술을 개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타코는 온라인 인증 서비스 기반 카드형 지문보안키에 양자난수생성 기술을 결합해 지문인식 보안키 '이지퀀트'를 개발했다. 즉, 기존에 서비스되던 지문 보안키에 양자난수생성기를 적용해서 보안을 강화하는 식이다.

비트리는 SK텔레콤과 협력해 2020년 세계최초로 양자난수생성 칩을 상용화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비트리는 차세대 양자난수생성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양자난수생성 칩 대비 크기가 더 작고 가격은 저렴하며 성능이 개선되는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동우 SK텔레콤 퀀텀성장추진팀장은 "양자난수생성 기술이 현재 칩 기반인데, 중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는 소프트웨어 라이센서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며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파트너십을 확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