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표심 얻고자…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지적도
맞대결 부산교육감 선거 너도나도 '중도 성향' 강조
사상 첫 맞대결로 치러지는 부산교육감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김석준 후보와 한국교총 회장 출신 하윤수 후보가 서로 중도를 표방하는 선거 프레임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김 후보 측은 지난 2일 하 후보가 '중도·보수 단일 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지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해 '중도·보수 성향 모든 후보가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아 해당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이런 선관위 결정이 하 후보가 유일한 중도·보수 단일 후보가 아니라는 취지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이에 하 후보 측은 선관위에 질의해 '단일 후보'를 제외한 '중도·보수 후보' 표현은 이번 선거에서 얼마든지 사용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는 성명을 12일 냈다.

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이 '중도'를 포함한 보수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두 후보가 정치 성향을 중도로 표현하거나 자신이 중도 성향 지지층을 대변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부동층 등의 표심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상대 후보의 정치 성향을 규정할 때도 중도 단어를 서로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다.

하 후보는 예비선거 시기부터 김 후보를 "좌파 진보 교육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교육에는 진보·보수가 없다"고 말해온 김 후보는 "하 후보는 굳이 따지자면 보수와 극보수 단일 후보"라며 중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당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가 스스로 이념이나 당파성을 강조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교육감 선거에서 이념 대결을 부추기는 것은 유권자에겐 묻지마 투표를 유도하고, 교육의 일관성을 해치는 부작용을 낳는다"며 "정책이나 인물 대신 진보·보수를 구분 짓는 후보는 선택을 못 받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