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에 ‘3중 가격’까지 등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임대차3법 폐지에는 여야 모두 신중한 입장이다. 당초 임대차3법 폐지를 공약했던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보완으로 선회했고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개정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을 대안으로 꼽고 있다. 임대사업자는 최장 10년간 의무임대 기간을 유지하는 대신 종합부동산세 합산과 양도세 중과에서 예외시켜 주는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7년 도입됐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2020년 7·10 대책에서 혜택을 거둬들이면서 사실상 폐지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3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 한정해 임대사업자 제도를 부활시키겠다는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자발적으로 계약 기간을 4년 연장하거나 전·월세를 낮게 올리는 임대인에게 세제 혜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도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이런 정책을 실현하려면 민간임대주택 관련 특별법을 개정해야 해 역시 국회를 거쳐야 한다. 그래도 임대차3법에 직접 손대는 것보다 갈등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못 하게 돼 ‘징벌적 종부세’를 내야 하는 다주택자들은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 1년 전 헌법소원을 이끌었던 이승원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는 “재건축 아파트에서 1+1 분양 방식을 통해 대형 평형 1채를 2채로 받으면서 그 1채를 소형(59㎡)으로 갖고 있는 조합원이 많다”며 “60㎡ 이하 소유자에 한해 임대사업자 제도로 퇴로를 열어주면 전세 공급이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