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암반 48.3%, 서해 7.4%, 남해 12.6%, 제주 33.3% 발생
기후변화·환경오염 등 원인 복합적…"바다숲 회복해야"
[바다 사막화] (상)우리 바다 암반 33% 해조류 사라진 사막화 현상
※편집자 주 = 오는 10일은 국가기념일 중 하나인 '바다식목일'입니다.

해양수산부가 바닷속 생태계 중요성과 황폐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바다숲이 조성될 수 있도록 2013년 지정해 올해 10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바다숲은 어류의 산란장이자 생활 터전입니다.

바다 숲이 사라지면 바다 생태계에 충격이 오고 수산자원이 고갈되는 등 인류에게도 다양한 영향이 미칩니다.

연합뉴스는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 바다의 상황과 바다숲 조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서 (상) (하)편으로 나눠 진단합니다.

우리나라 바닷속 암반의 33%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사막화(갯녹음)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한국수산자원공단으로부터 받은 '전국 연안 갯녹음 현황'을 보면 국내 바다 암반 3만8천여ha 중 1만2천700여ha(33.5%)에서 사막화 현상이 확인됐다.

공단은 매년 동·서·남·제주 해역에서 초분광 항공 등을 활용한 실태조사를 하며 갯녹음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해역별로는 동해 암반의 48.3%에서 사막화가 진행됐고, 제주 33.3%, 남해 12.6%, 서해 7.4%에서 이런 현상이 확인됐다.

바다 사막화가 진행된 암반을 합치면 무려 여의도 면적(260ha)의 49배 정도 된다.

바다 사막화는 암반에 서식하는 미역·다시마·감태 등 해조류가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해조류가 사라진 자리는 석회조류가 차지하며 바위가 하얗게 변하기도 한다.

[바다 사막화] (상)우리 바다 암반 33% 해조류 사라진 사막화 현상
바다 사막화 원인은 해역별로 차이가 있다.

제주는 고수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조혜정 한국수산자원공단 생태복원실 주임은 "해조류는 여름에 수온이 높아지면 녹는 것처럼 사라지는데 끝이 녹아 없어져 '끝녹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면서 "해조류가 사라진 자리를 해조류보다 고수온을 잘 견디는 무절석회조류가 차지하면 암반이 하얗게 되고 사막화가 된다"고 설명했다.

수심이 얕은 서해는 육지에서 나오는 부유물질 퇴적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동해는 상위포식자들이 멸종위기종이 되며 천적이 사라진 성게 등이 많이 번식하면서 이들이 해조류를 먹어 치워 갯녹음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바다 사막화] (상)우리 바다 암반 33% 해조류 사라진 사막화 현상
바다 숲은 어류의 산란장이자 서식 공간으로 황폐해졌을 경우 해양 먹이 사슬이 파괴돼 바다 생태계에 충격을 준다.

바다 정화기능도 떨어지고 부영양화 현상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근 강릉원주대학교 해양생태환경학과 교수는 "바다 생태계 먹이사슬의 기본은 해양식물인 해조류이고, 해조류의 기초 생산이 높아져야 종 다양성이 보존된다"면서 "갯녹음은 곧 종 다양성의 훼손이며 바다숲 회복을 통해 바다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바다숲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244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한국수산경영학회는 바다숲의 경제적 가치를 이처럼 평가하면서 연간 바다 생태계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12조 7천억, 국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25만원의 편익을 제공한다고도 말한다.

갯녹음 현상을 방치하면 2060년에는 우리나라 연안 전체에서 사막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립수사과학원이 2011년에 한 연구로 수과원은 매년 1천200ha씩 갯녹음이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이런 예상을 했다.

김 교수는 "최근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바다숲 조성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등 바다숲의 가치는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바다숲을 만들고 기존의 바다숲을 잘 보존하며 국민들이 바다를 사랑하도록 알리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