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김희선. / 사진=국립발레단
발레리나 김희선. / 사진=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 드미솔리스트 김희선이 31살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2일 무용계에 따르면 국립발레단 드미솔리스트인 김희선이 전날 사망했다. 사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고인은 평소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빈소는 인제대학교 상계 백병원 1호실에 마련됐으며 3일 오전 9시 발인이 엄수된다. 장지는 서울 시립 승화원이다.

고인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견디기 어려운 무언가에 압도되어서 하루하루 흘러가기는 하는데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좋지 않은, 해서는 안 되는 충동이 저를 지배하기도 하는 상황이 제 스스로를 놀라게도 한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언젠가는…이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막연히 기도해본다"라며 "그렇게 떠나기에는 고맙고 미안한 이들이 많기 때문에라도. 저에게 아낌없는 정과 관심주시는 모든 분께 미안합니다"라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희선은 선화예중-선화예고-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를 거쳐 2015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이듬해 정단원이 됐다.

고인은 키 156㎝로 발레리나로서는 최단신에 속하는 신장이었지만,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단점을 테크닉으로 극복하는 노력파로 학창 시절부터 유명했다.

이후 김희선은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지 1년 만에 인기 레퍼토리 '호두까기 인형'의 주인공으로 낙점되는 등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레퍼토리를 모두 아우르며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국립발레단 합류 전인 2012년 서울 국제무용 콩쿠르와 2013년 베를린 국제무용 콩쿠르, 2013년 프랑스 그라스 국제발레 콩쿠르에서 잇따라 1위를 차지했고, 2015년 한국발레협회 신인무용상, 2016 핀란드 헬싱키 국제발레 콩쿠르 그랑프리에서 수상했다.

또 김희선은 국립발레단의 코르드발레(군무진) 무용수 시절 헬싱키 발레 콩쿠르에서 여자 시니어 부문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함으로써 전 세계에 명성을 떨쳤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