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 시위로 서울 지하철 3호선 일부 지연돼
전장연, 지하철 '오체투지'…"장애인권리 예산 보장하라"(종합2보)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 등을 촉구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이동권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장연은 이날 오전 9시께 3호선 경복궁역 안국 방면 7-1 승강장에서 휠체어에서 내린 뒤 기어서 지하철에 탑승하는 '오체투지' 방식의 시위를 진행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 등이 휠체어에서 내려 탑승하는 과정에서 10분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뒤따라 탑승하는 전장연 활동가들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뒤엉키며 일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답변은 전장연의 요구안 중 특별교통수단 운영비에 대한 약속어음을 하나 발행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권리 예산 중 가장 큰 증액 예산인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예산 증액을 이달 중 기획재정부가 결정하는 내년 예산 한도 내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전날 추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에 국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장연, 지하철 '오체투지'…"장애인권리 예산 보장하라"(종합2보)
전장연은 당분간 매일 오전 3호선 경복궁역∼동대입구역 사이에서 오체투지 투쟁을 이어가되 회원 다수가 지하철에 탑승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는 이달 중순까지 멈추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난달 22일 제28차 시위를 마지막으로 출근길 시위는 잠정 중단한 상태다.

박 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기재부가 5월 중 내년 장애인 권리예산을 확정할 때까지 29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유보하며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시위를 마치고 페이스북에서 "일부 언론들은 또 지하철 연착하는 문제만 부각해서 전장연을 비난하려 한다"며 "열심히 잘 기어서 최대한 지하철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기어서 타는 조금의 시간은 기다려주시고 길 수 있는 공간은 허락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몽주의 '단심가'를 개사한듯 "이몸이 기고 기어 일백번 고쳐 기어 백골이 진토되여 넋이라도 있고 없고 차별없는 장애인권리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줄이 있으랴"라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