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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달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2000년대 들어 가장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미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89%로 보고 있다. 미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5% 급등하며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Fed 주요 인사들은 연달아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이어가며 다음달 빅스텝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투표권을 갖고 있는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다음달 빅스텝을 지지하며 6~7월 회의에서도 같은 조치가 가능하다고 인터뷰했다.

미 기준금리는 지난달 연 0.25~0.50%로 오르며 제로금리 시대에 종언을 고한 상태다. 다음달 빅스텝이 단행되면 연 0.75~1.0%가 된다. Fed가 빅스텝을 실행한다면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첫 사례가 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매파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올려도 자국의 경제에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인플레이션을 진화해야 한다는 다급함이 반영됐다. 그 결과 2000년대 들어 주요국에서는 자취를 감췄던 빅스텝이 여기저기서 부활하고 있다.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빅스텝을 밟았다. 같은 날 뉴질랜드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시장에서는 캐나다와 뉴질랜드 모두 추가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