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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여명 피신한 극장에 포탄 쏜 러軍…'무자비한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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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명 넘는 시민들 예술극장에 피난했지만 폭격당해
    러시아군의 포격이 집중되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무자비한 폭격이 자행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31일(현지 시각) WSJ의 보도에 따르면 마리우폴의 예술극장에는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피난해 있었으며 처절한 생존투쟁을 벌이다가 폭격을 당했다.

    해당 예술극장 조명기사인 에브게니야와 남편 세르게이는 그곳에 2월25일 처음 피신해 온 뒤 수십명을 그곳으로 피신시키는 데에 힘을 썼다.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마지막 남은 대피처가 됐고 시민들은 그곳으로 모이게 됐다. 에브게니야와 세르게이는 여성과 아이들만 받아들였지만 마을의 탈출로마저 폭격을 당해 결국 수백명이 극장으로 모여들었다.

    극장에 사람들이 넘쳐나면서 자리다툼이 벌어졌고 극장 로비와 복도 의상실에도 사람들이 가득 찼다. 무질서하고 불결한 곳에서 아이들이 기침을 해댔고 약을 찾았지만 약이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러시아는 마리우폴을 오래전부터 탐냈다. 2014년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잠시 점령한 적도 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 국경에서 56km 가량 떨어진 아조프해 북쪽 해안도시여서 러시아가 8년전 합병한 크름반도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포위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나면서 극장에 머무는 사람들이 1500명으로 상승했다. 극장 밖 길거리엔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사람들이 일부를 수퍼마켓 카트로 옮겨 급히 만든 무덤에 파묻었다. 쓰러진 곳에 그대로 방치된 사람들은 담요나 비닐로 덮인 채 생을 마감했다.

    지난달 14일 공식 탈출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도시를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극장 앞에 자동차가 모여 들었고 인근 서쪽 베르디얀스크나 북쪽 자포리지아까지 1인당 최대 100달러를 지불하기도 했다.

    빅토리아는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느꼈다"라며 지난달 15일 아들과 안나와 함께 미니버스를 탔다고 밝혔다. 이후 극장에 남은 사람들이 1000명 아래로 줄기 시작했다.

    지난달 16일 오전 11시가 막 지날 때 쯤. 폭탄이 극장 지붕을 박살냈다. 나우카는 "눈깜박할 새 벌어졌다. 의식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들리지도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수가 없었다. 위를 쳐다보니 온통 부서진 채였다"라고 전언했다.

    피투성이가 되서 어쩔줄 모르고, 포격으로 귀가 들리지 않거나 뇌진탕이 걸린 수많은 생존자들이 마리우폴을 떠났다. 그들은 걸어서 서쪽으로, 북쪽으로 향했다. 러시아는 극장을 폭격한 사실을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했다고 발뺌을 했다. 현재까지 해당 폭격의 정확한 희생자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1주일 동안 수색을 진행한 시당국이 3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을 뿐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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