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상 초유의 폭행 사건을 일으킨 가운데,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AMPAS는 성명을 내고 "아카데미는 어젯밤 쇼에서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윌 스미스는 전날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 시상자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때렸다.

그는 크리스 록이 탈모 증상으로 삭발을 한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놀리는 농담을 하자 무대에 올라 록의 뺨을 강타했다.

당시 록은 제이다를 가리키며 "제이다, '지. 아이. 제인2' 얼른 보고 싶다"고 말했다. 데미 무어가 주연을 맡은 영화 '지. 아이. 제인'에서 주인공이 스스로 삭발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제이다에 빗대어 농담한 것이다.

윌 스미스는 질병을 앓고 있는 자신의 아내를 공식석상에서 농담거리로 삼자 분노해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크리스 록을 향해 "네 입에 내 아내의 이름을 올리지 마라"고 외치기도 했다.

윌 스미스는 이날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수상 소감을 밝히던 중 주최 측과 참석자들에게 사과했다. 다만 크리스 록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히지는 않았다.

아카데미 측이 그의 수상을 취소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아카데미 측은 시상식 종료 직후 SNS를 통해 "아카데미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짧은 입장을 발표했던 바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윌 스미스는 오스카 뒤풀이 행사에 참석해 춤을 추며 수상의 기쁨을 누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폭행 사태를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으로 참석자들과 포옹하며 사진을 찍는 등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고 외신은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