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젊은 거장' 캉토로프 첫 내한
“프란츠 리스트가 환생했다.”(미국 ‘팡파르’) “시적인 내면을 갖춘 젊은 거장.”(영국 ‘그라모폰’)

세계 클래식 전문지들이 호평을 아끼지 않은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5·사진)가 방한한다. 다음달 1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캉토로프는 난도가 높은 피아노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프란츠 리스트가 편곡한 바흐의 ‘울음, 탄식, 근심, 두려움 전주곡’과 슈만의 ‘피아노 소나타 1번’, 리스트의 ‘순례의 해’ 중 ‘페트라르카의 소네토 104번’과 ‘작별’ ‘슬픔의 곤돌라 2번’, 알렉산드르 스크랴빈의 ‘불꽃을 향하여’ 등을 연주한다. 리스트의 ‘순례의 해’ 중 ‘이탈리아’와 ‘단테 소나타’를 피날레로 들려준다.

공연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리스트의 작품들은 모두 현란한 기교를 요한다. 리스트는 생전 신들린 피아노 연주로 유명했다. 리스트의 악보에서도 선율이 변화무쌍하게 전개된다.

캉토로프는 유럽 클래식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연주자다. 2019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프랑스인 최초로 우승했다. 아울러 콩쿠르의 전 부문을 통틀어 최고의 연주자에게 주는 ‘그랑프리(Grand Prix)’를 차지했다.

당시 콩쿠르에서 다른 연주자들이 차이콥스키 협주곡 1번을 결선 곡으로 선택했지만 캉토로프는 홀로 2번을 골랐다. 대중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외면받았던 작품을 탁월하게 해석해 1위를 차지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이전에도 그는 클래식 영재로 주목받았다. 16세 때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클래식 축제 ‘라 폴 주흐네 페스티벌’에서 데뷔했고, 이듬해 프랑스 필하모니 드 파리에서 프랑스 최고(最古) 악단인 파들루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초청 공연을 비롯해 파리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 카펠레, 로열 필하모닉 등 세계 명문 악단들과 협연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허명현 음악평론가는 “캉토로프는 화려한 기교와 더불어 음악을 자연스럽게 해석하는 역량을 갖췄다”며 “테크닉만 앞세우는 어설픈 연주자가 아니어서 이번 공연에서도 깊이 있는 연주로 관객들을 매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