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판교오피스 [사진=카카오]
카카오 판교오피스 [사진=카카오]
지난해 카카오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전년 대비 60% 가까이 증가하면서 1억72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물론 삼성전자SK텔레콤까지 제치고 사실상 국내 기업 연봉 1위 기업에 올랐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재된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임직원들은 지난해 1인당 평균 1억7200만원을 보수로 지급 받았다. 전년(2020년) 평균 연봉 1억800만원보다 59.3%나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평균 1억4400만원, SK텔레콤은 1억6200만원, 네이버는 1억2915만원을 임직원 보수로 지급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의 지난해 1인당 보수 인상률이 각각 13.4%, 33.9%, 26.0%로 높았지만 카카오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는 2015년 직원 평균 보수가 1억3248만원이었으나 그 후로 2019년까지 줄곧 1억 미만이었다. 하지만 2020년 1억800만원을 지급해 네이버의 1억248만원을 제쳤고 지난해에는 정보기술(IT) 업계 고액 연봉으로 유명한 SK텔레콤과 삼성전자마저 추월했다.

카카오는 가파른 보수 인상에 대해 임직원들이 지급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한 데 따른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스톡옵션 행사분을 제외한 지난해 1인당 보수는 8900만원이라고 알렸다.

실제로 카카오 급여 인상은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비중이 컸다. 신정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스톡옵션 행사로만 무려 121억6800만원을 챙겼다. 또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76억5200만원, 권승조 전 지적재산부문 책임자는 56억8500만원, 안성진 전 M사업전략 자문은 56억9900만원,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60억8600만원의 스톡옵션 차익을 얻었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10억400만원을 받았다. 급여 5억300만원, 상여 5억원, 기타 근로소득 100만원이다. 재작년 김 의장 총 보수는 5억3200만원이다.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보수는 각각 46억7000만원, 26억6100만원이었다. 조 대표가 받은 급여, 상여는 순서대로 7억5500만원, 39억1200만원이다. 여 대표는 급여로 5억200만원을, 상여로 21억5600만원을 수령했다. 카카오는 "회사 대표로서 사업 영역의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 공동체 간 리더십을 성공적으로 조율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경영진들이 스톡옵션 행사로 평균 급여를 올려놨을 뿐 일반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향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