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생화학 무기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며 러시아군의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생화학 무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역으로 푸틴 대통령이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명확한 징후”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민간 기업에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 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으로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정부가 사이버 공격을 검토 중이라는 첩보가 있다”며 “미국은 주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방부는 장거리 대공미사일 시스템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방어 무기를 제공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기 어려운 미국산 방공미사일보다는 옛 소련제나 러시아제 방공시스템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운데 옛 소련이나 러시아가 만든 방공미사일을 보유한 국가가 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JS)은 미국이 과거 수십 년간 몰래 수집한 옛 소련제 방공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S-300을 포함해 러시아제 방공시스템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점점 거세지는 러시아의 공습을 막기 위해서는 중장거리에서 운용할 수 있는 방공 무기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WSJ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담판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NATO 가입을 포함한 러시아와의 협상안은 우크라이나 국민투표에 부쳐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