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부산사업장의 FCBGA(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장 증축과 생산 설비 구축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21일 밝혔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약 1조3000억원의 패키지 기판 생산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추가 투자로 패키지 기판 증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1조6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삼성전기는 시설 투자를 통해 반도체 고성능화와 시장 성장에 따른 패키지 기판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또 고속 성장 중인 패키지 기판 시장을 선점하고, 최고급(하이엔드) 제품 시장 진입을 위한 기반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패키지 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사용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에 필요한 패키지 기판은 기술적인 난도가 가장 높아 후발업체 진입이 어려운 사업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모바일용 패키지 기판을 아파트에 비유한다면 하이엔드 제품은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과 같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최고급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연간 2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CPU 성능 향상으로 기판 층수가 높아지고, 대형화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업계가 공급을 확대해도 2026년까지는 패키지 기판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반도체의 고성능화와 AI·클라우드·메타버스 시장 등의 확대로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기술력 있는 패키지 기판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삼성전기는 고객사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기술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1991년 기판사업을 시작해 플래그십(최상위 기종) 모바일 AP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시장에서 독보적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