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대원 없이는 잔불 제거 못해…헬기 타고 현장에도 투입
공중진화대 쪽잠 자며 힘든 지역 진화…해병대·특전사도 활약
[동해안 산불] ② 진화대, 공무원, 군인, 소방관 등 10일간 연인원 7만명 동원
10일간 이어진 울진·삼척산불을 끄는 데 공중에서 헬기가 활약했다면 땅에서는 진화대원들이 활약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울진·삼척 산불이 이어진 10일간 누적으로 연인원 6만9천698명이 진화에 동원됐다.

산불진화대 9천645명, 공무원 1만2천49명, 군인 2만2천809명, 소방관 1만2천876명, 경찰관 3천982명 등이다.

하루 평균으로 따져도 약 7천명이 울진과 삼척 산야를 누비며 불을 껐다는 얘기다.

헬기가 1차적으로 불을 끄더라도 재발화한 곳이 많았고 마을 주변이나 천년고찰 불영사, 금강송 군락지 등에서 방화선을 만들어 지키기 위해서는 인력과 진화·소방장비가 필수였다.

이 가운데서도 산불진화의 최일선에는 산림청 소속인 공중진화대원이 있었다.

공중진화대는 강원 원주 본부 및 전국 11개 지방산림항공관리소에 분산해 있으면서 산림병해충 방제, 인명구조, 산림사업에 필요한 화물 이송 등을 맡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이름 그대로 산불을 진화하는 일이다.

헬기 조종사, 정비사, 공중진화대원 등으로 구성됐다.

산불진화헬기는 40여대가 동원돼 해가 뜬 뒤부터 해가 질 때까지 불을 껐다.

이런 헬기와 관련된 인력을 제외한 공중진화대원은 산불 발생일인 4일부터 직접 진화에 나서 밤낮없이 불을 껐다.

첫날에는 한울원전 보호에 긴급 투입돼 숙소도 없이 차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고 일반 진화대원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투입되느라 쉴 틈도 없었다.

초반에는 주간에만 투입됐던 이들은 울진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 불길이 강해지면서 헬기가 투입되지 못하는 야간에도 투입됐다.

12일 오후에는 10명의 공중진화대원이 카모프 산림헬기를 타고 응봉산에 들어가 일부 화선(불줄기)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대원들이 투입된 응봉산 일대는 이미 불길이 지나갔지만 장기간 탄 불로 땅 전체가 불기운을 품고 있어 뜨거운 열기가 식지 않았고 나무가 타면서 내뿜은 연기와 냄새 등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아직 불이 붙은 산의 아래에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없는 만큼 그나마 정상에서 접근하는 편이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대원들은 헬기에서 줄을 타고 내려가 20ℓ의 물을 담은 등짐 펌프를 메고 다니며 물을 뿜어내 불을 껐다.

또 쇠갈퀴로 땅을 뒤집어 남은 불을 제거하거나 땅을 일정한 간격으로 파서 방화선을 구축했다.

금세 더위에 지친 이들은 가지고 간 물을 머리에 뿌리며 열기를 식혔다.

12일 투입된 최재한 공중진화대원은 "어차피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서 사명감으로 한다"고 말했다.

[동해안 산불] ② 진화대, 공무원, 군인, 소방관 등 10일간 연인원 7만명 동원
이들 외에도 산림청의 산불진압 핵심인 특수·전문진화대원을 비롯해 해병대, 특전사, 소방대원, 경찰관도 지상에서 남은 불 제거와 뒷불 감시에 밤낮없이 노력했다.

포항에 주둔한 해병대 1사단은 산불이 난 다음 날인 5일부터 신속기동부대원 약 900명, 차량 80여대, 등짐펌프 등 물자 2천500여점을 투입해 산불을 꺼 왔다.

해병대원들은 험준한 산악지형이 많은 울진 산불 현장에서 덕구리, 두천리, 상당리, 대흥리, 소광리 일대의 산을 거침없이 오르내리며 등짐펌프로 불을 끄고 곡괭이로 땅을 뒤집어 재발화하지 않도록 애를 썼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원들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기도 했고 해병대를 상징하는 빨간 명찰이 까맣게 변했지만 이마저도 훈장이라고 여길 만큼 해병대원들의 사기는 높았다.

충북,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소방관과 의용소방대원들도 밤잠을 설쳐가며 불을 껐다.

불이 민가를 덮치려 할 때면 소방대원들이 펌프차와 전문진화차로 불을 끄고, 의용소방대원들은 구석구석 남은 불씨를 제거했다.

지난 4일 울진에서 삼척까지 불이 급속도로 번지며 삼척 LNG 생산기지까지 위협했을 때는 35만ℓ급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배치해 확산 위험을 차단했다.

[동해안 산불] ② 진화대, 공무원, 군인, 소방관 등 10일간 연인원 7만명 동원
[동해안 산불] ② 진화대, 공무원, 군인, 소방관 등 10일간 연인원 7만명 동원
[동해안 산불] ② 진화대, 공무원, 군인, 소방관 등 10일간 연인원 7만명 동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