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FSB 해외정보책임자 구금…푸틴 불신 반영"
러시아 최고의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해외정보 책임자가 체포돼 가택연금 중이라고 더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FSB 등 러시아 기관들의 활동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아겐투라의 안드레이 솔다토프 편집장은 FSB 내 여러 소식통을 통해 세르게이 베세다(68) FSB 제5국 국장, 아나톨리 볼류흐(66) 부국장이 체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솔다토프 편집장은 앞서 FSB가 전쟁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현지에서 대중적 환영을 받을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고 우크라이나의 저항 강도에 관해서도 그릇된 판단을 내린 것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겪는 부진의 한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망명 인권운동가 블라디미르 오세치킨도 베세다 국장의 체포를 확인하면서 FSB가 언론인들과 접촉한 혐의를 받는 그의 동료들의 모스크바 일대 주소지 20곳 이상을 수색했다고 전했다.

오세치킨은 "이 같은 수색의 명목상 근거는 우크라이나 활동 자금 횡령 혐의지만 실제 이유는 우크라이나 정세에 관한 믿을 수 없고 불완전하며 일부는 허위인 정보 때문"이라고 말했다.

솔다토프 편집장은 이 같은 고위급 정보 책임자의 숙청은 정보기관들이 제공하는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푸틴은 마침내 자신이 오도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베세다 국장이 이끄는 FSB 제5국은 우크라이나 정보 수집을 책임지는 부서다.

영국의 MI5와 비슷하게 FSB는 공식적으로는 국내정보를 담당하지만 1990년대말 푸틴 대통령이 FSB 국장일 당시 옛소련 국가들에 대한 첩보 활동을 목적으로 제5국이 설립됐다.

[우크라 침공] "러 FSB 해외정보책임자 구금…푸틴 불신 반영"
서방의 한 관리는 두 사람의 체포 사실을 확인해 주지는 않았으나 "이들은 수년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활동에서 주된 역할을 해 왔고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입안하는 데도 중대한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포된 것이 맞는다면 이는 푸틴이 이번 침공에서 FSB가 한 역할에 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FSB의 고위급 진용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이 관리는 지적했다.

베세다 국장은 2014년 2월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항의하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총격에 100여명이 사망했을 때 우크라이나에 있었다.

그는 2014년 유럽연합(EU)의 제재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러시아군 고위 인사들의 해임 소식도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다닐로프 국방안보위원회 서기는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 지휘관이 8명 안팎으로 해임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