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 지역감염 환자가 이틀 연속 500명을 넘어섰다. 전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총 768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해외 유입은 263명, 국내 감염은 505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감염 사례는 지난달까지 하루 100명 아래를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 3일 117명에서 4일 175명, 5일 302명, 6일 526명, 7일 505명으로 불어났다.

중국 내에서 하루 감염자가 500명을 넘은 것은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확진자와 무증상자를 구분하는 독특한 집계 방식을 쓰고 있다. 7일 확진자는 175명, 무증상자는 330명이었다.

중국의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지난 1월 오미크론 변이 발견 초기와 다른 점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염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7일에는 지린성 광둥성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16곳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중국에선 방역 정책을 완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바이러스 통제와 일상생활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과학적이고 정밀하게 코로나19 감염을 처리하며 정상적인 생활 질서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적 피로를 감안해 방역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