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큐브가 4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면역관문억제제 ‘hSTC810’의 본격적인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자금을 확충하기로 한 것이다. hSTC810의 병용 투여를 위한 전임상 연구에도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8일 에스티큐브에 따르면 hSTC810은 면역관문인 ‘PD-L1’과 상호 배타적으로 발현하는 단백질인 ‘BTN1A1’에 결합하는 항체다. 미국 MD앤더슨암센터와 함께 발굴한 물질이다.

hSTC810는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단독 투여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달 말 환자 모집을 시작하고 내달 초에 첫 환자 투여를 시작할 예정이다. 임상이 개시되면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자금 모집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hSTC810 의 미국 1상에서는 용량 증량(dose escalation) 환자군(코호트)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위한 안전한 투여량을 결정한다.

모집 자금은 국내 임상 진행을 위해서도 활용된다. hSTC810의 국내 임상 1상은 이달 내로 승인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PD-1 항체 'STT-002'와 병용 전임상 계획

에스티큐브는 hSTC810와 또다른 자체 개발 항체인 ‘STT-002’의 병용투여 전임상 연구에도 조달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시작한다는 목표다.

STT-002는 'PD-1'의 특정 당화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STT-002의 임상용 항체 생산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hSTC810의 임상 1상을 종료한 후에 STT-002와의 병용투여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 진입 시점은 내년 혹은 2024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스티큐브는 hSTC810의 임상 1상 진행과 동시에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다수의 다국적제약사와 비밀유지계약(CDA)을 맺고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목표대로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된다면 hSTC810의 임상 진행을 위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은 필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용 에스티큐브 부사장은 “구체적인 자료가 오가고 있는 만큼, 임상 1상 단계에서 연내 기술이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티큐브는 지난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hSTC810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후 다양한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며 물질의 특성 및 효능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PD-1 및 'PD-L1' 항체 불응성 암세포주를 이식한 인간화쥐(CDX)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해 기존 PD-L1 억제제보다 뛰어난 치료 효과도 검증했다.

내달 열리는 AACR에서는 hSTC810에 관한 새로운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CDX 모델에서 임상 개시용량을 결정한 연구결과를 추가로 발표한다. hSTC810과 방사선 요법의 병용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도 발표할 계획이다. 공개될 다양한 전임상 결과와 더불어 임상 1상이 진행될수록 기업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권주 일반공모 후에 청약이 미달되면, 잔액은 주관사인 KB증권과 한양증권이 전액 인수하게 된다. 청약이 미달하더라도 목표한 금액 전부를 조달할 수 있는 구조다.

신주의 예정 발행가액은 최근 주가에 할인율 25%를 적용한 3875원이다. 신주의 배정기준일은 내달 8일이다. 1주당 배정 주식수는 약 0.36주다. 발행가액은 오는 5월 16일에 확정될 예정이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