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6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역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를 벌이다가 체포된 사람이 4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날 거리에 나선 시위대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지에서 "전쟁을 멈춰라"(No to war)라고 외쳤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OVD-인포는 이날 시위 참여자들이 경찰에 체포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 여성이 경찰에 "우크라이나에 친척과 친구들이 있다"고 말하자 경찰은 "당신들은 파시스트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했던 말이다. 여성이 "어떤 파시스트들을 말하는 것이냐"고 되묻자 경찰은 "모두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러시아 전역 56개 도시에서 최소 4650명이 반전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이중에는 기자 13명, 청소년 113명도 포함됐다.

OVD-인포는 이날 체포 과정에서 구타, 전기충격기 사용 등 시위대에 대한 과도한 무력 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둘러싼 뒤 곤봉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OVD-인포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이후 러시아에서는 매일 반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147개 도시에서 1만3000명의 시위대가 구금됐다.

러시아에서 발적인 대규모 시위는 불법이다.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받거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일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가짜 뉴스'를 퍼트리면 최대 15년형을 내리는 법안에 서명하기도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