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등 체내 질병 진단에 활용되는 물질 여섯 가지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종이 센서가 개발됐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팀은 포스텍, 가천대와 함께 이런 성능을 지닌 ‘나노자임(nanozyme)’ 종이 센서를 개발했다고 7일 발표했다.

나노자임은 무기 물질로 합성된 나노미터(㎚) 크기 인공 효소를 말한다. 단백질로 이뤄진 천연 효소를 모방한 효소다. 2007년 철 산화물이 나노입자로 합성되면 ‘과산화효소’ 활성을 가진다고 알려진 뒤 나노자임 연구가 활발해졌다.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환원시키는 과산화효소는 다양한 연구에 쓰인다.

과산화효소 모방 나노자임은 아세틸콜린, 글루코오스 등 다양한 물질을 검출할 때 사용한다. 아세틸콜린 부족은 치매, 글루코오스 과다는 당뇨병 진단의 지표다. 다만 나노자임은 산·알칼리 농도에 민감해 측정 오류가 잦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과산화효소 활성이 있는 산화세륨 나노자임에 코발트를 도핑하면 중성에서 효소 기능이 잘 발휘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분자 내부 전자가 움직이는 모양과 에너지를 계산하는 수학 기법인 범밀도함수(DFT)를 써서 이를 밝혔다.

연구팀이 산화세륨 나노자임으로 만든 종이 센서는 글루코오스, 아세틸콜린, 콜린, 갈락토오스, 콜레스테롤 등 6개 물질을 20분 안에 모두 검출했다. 이 센서는 60도 이상 고온에서도 안정적이고, 2개월간 길게 성능이 유지됐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