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7일 경기 하남 스타필드 앞 광장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7일 경기 하남 스타필드 앞 광장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7일 최대 접전지인 경기 남부를 돌면서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신속하게 합당해 정치 철학과 진영을 더 넓혀서 많은 국민의 의견을 제대로 모으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 세력에 의해 내몰린 양식 있는 훌륭한 정치인과 멋지게 협치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 운영에 제약이 큰 점을 감안해 협치에 나설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경기 하남스타필드 앞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연단에 올라 ‘국민 통합’ 메시지를 강조했다. 지난 5일 경기 이천·서울 어린이대공원 유세 이후 세 번째 공동 유세다. 윤 후보는 “지금 민주당에도 훌륭한 정치인이 있지만 기를 못 편다”며 “이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사람들이 이제는 이재명 후보에게 달려가 또 한 번 국민 고통 위에서 자신의 영화를 누리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훌륭한 분들이 기를 펼 수 있게 저 무책임한 사람들,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집에 좀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안 대표는 “우리 모두가 공동체로서 똘똘 뭉쳐 국민 통합을 할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가 바로 저는 윤 후보께서 꿈꾸는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시느냐”고 물었다. 지지자들이 “예”라고 화답하자 안 대표는 “윤석열”을 네 번 외치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안 대표는 서울 연남동 단독 유세에서도 윤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민주당이 여권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안 대표는 “바로 직전까지 민주당은 저와의 단일화에 대해 여러 좋은 조건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그런 비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소득주도성장·부동산 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경기 안양 평촌중앙공원 유세에서 “소득주도성장은 전체 노동자의 4%에 불과한 강성 노조를 위해 만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재벌 대기업은 연공서열제가 제대로 돼 있어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따라서 월급이 쭉쭉 올라간다”며 “저 강성 노조를 친위대로 세워 정권을 쟁취하고 집권을 연장하는 정치 동업자로 쓰려고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경제 이론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이 정권의 28번 쇼, 머슴들의 쇼”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서울 시정을 10년 쥐고 있으면서 재건축과 재개발을 다 틀어막았다”고 했다. 이어 “양도소득세를 엄청나게 부과해 집을 사지도, 갖고 있지도, 팔지도 못하게 했다”며 “그러니 집값이 안 오르겠냐”고 쏘아붙였다.

이후 윤 후보는 시흥, 안산, 화성, 오산, 평택 등 경기 남부권을 훑으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사전투표율이 33.65%로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던 경기 지역을 공략해 남은 표를 끌어모으는 전략이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제주에서 유세를 시작해 부산,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에서 공식 선거운동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남·안양·시흥·안산=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