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성 어종 명태는 '집 나간 생선'으로 위상 추락한 지 오래돼
[기후 위기와 해양] ⑦ 달라진 어장지도…'국민생선'된 난류성 어종 고등어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어장 지도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5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1980년대 152만t을 정점으로 최근에는 100만t 미만까지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남획과 배타적 경제수역 설정에 따른 조업 어장 축소, 해량환경오염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어장 생태계 환경 변화도 원인이 된다.

1980년대 이후 변화 특징은 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감소하고 난류성 어종 어획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국민 생선' 타이틀을 누가 가지고 갔는지만 봐도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1980년대만 하더라도 명실상부 국민 생선이었다.

강원도 동해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황태(명태) 덕장이 없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남획으로 인한 명태 자원고갈과 기후변화로 명태 서식지가 러시아 인근까지 북상하면서 현재는 명태 별명이 '집 나간 생선'이 됐다.

개체 보호를 위해 해양수산부가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에 나서고 포획금지령도 내려봤지만,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한류성 어종은 명태뿐만 아니라 도루묵과 남해안 별미로 불리는 곰치(물메기) 등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올겨울에는 곰치를 말린 건메기가 자취를 감춰, 곰치 주산지인 통영에서도 1축(12마리)이 20만원(경매가 기준)을 호가해 '금(金)치'로 불리기도 했다.

명태가 물러선 자리 국민 생선 타이틀을 거머쥔 건 '고등어'다.

고등어는 1970년대 조업량이 8만4천여t이었으나 2010년대 어획량이 13만7천여t으로 대폭 늘었다.

고등어뿐만 아니라 난대성 어종인 오징어와 멸치 어획량도 대폭 증가한 상황이다.

이들 어종은 조업 시기가 조금씩 빨라지고 서해 등이 따뜻해지면서 조업 되는 곳도 점점 북상하는 추세다.

제주 바다에서 잡히던 방어와 자리돔이 이제 동해에서도 많이 잡히는 것은 특이한 일도 아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후 위기와 해양] ⑦ 달라진 어장지도…'국민생선'된 난류성 어종 고등어
해수온 상승으로 아열대 어종의 출현도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철줄돔, 가시복, 거북복, 아홉동가리, 호박돔 등 65종의 아열대 어종이 출현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들 어종 대부분이 현재 어획 대상 어종이 아니라 정확한 어획 통계는 없는 실정이다.

향후 지구 온난화로 바다가 더 뜨거워지게 되면 난대성 어종의 산란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백서에는 우리나라 바다 기온이 2도 정도 오르는 시나리오에서는 살오징어 산란장이 확대되고, 4∼6도가 상승하는 경우 고등어의 경우 서해로도 산란장 영역이 크게 확장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김중진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기후변화에 대한 어종 변화는 해역별로, 국가별로 면밀히 관찰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