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두고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재선에 성공하면 프랑스에서는 20년 만에 연임 대통령이 나오게 된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르파리지앵을 비롯한 일간지에 ‘프랑스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당신의 신뢰를 다시 얻고 싶다”며 “세기의 도전에 직면해 당신과 함께 프랑스와 유럽의 단일한 반응을 만들어낼 후보이자 혼란으로 위협받는 가치를 지켜낼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직접 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 신문에 글을 기고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애초 생각했던 방향대로 선거운동을 할 수는 없다”고 썼다. 그는 이날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90분간 전화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대화했다. 러시아가 군사작전을 펼친 이후 세 번째 통화다.

각종 여론조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성공을 예상하고 있다. 경쟁자로는 마크롱 다음으로 지지율이 높은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와 언론인 출신인 에리크 제무르가 꼽힌다. 두 후보가 극우 세력의 표심을 나눠 갖고 있다. 좌파 진영은 후보 난립으로 결선 투표에 진출하지 못할 전망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최종 승리한다는 시나리오가 지배적인 이유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마크롱 대통령은 자크 시라크 이후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프랑스 대통령이 된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