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루블화 폭락에 상납금 못 채워 고심…러 SWIFT 배제로 대북 송금길도 막혀
[우크라 침공] "북한 외화벌이도 루블화 급락·금융제재로 타격"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북한 외화벌이 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블화 가치 급락과 국제사회의 대러 금융제재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일 보도했다.

통상 러시아 현지 북한 외화벌이 업체들은 노동에 대한 임금을 루블화로 받은 뒤 이를 달러로 바꿔 북한으로 보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루블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북한 당국에 보내야 하는 상납금 기준에 한참 못 미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실제로 국제사회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키로 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이면서 전날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하루 만에 30%나 급락하며 장중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를 고려하면 현지 북한 외화벌이 관계자들은 기존보다 루블화 가치 하락 폭인 30∼40%만큼 더 많이 벌어야 상납금을 충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어 환전 시기를 놓고도 고심이 깊다고 VOA는 현지 상황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러 금융제재로 북한에 돈을 보낼 길이 막혔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달 26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전 세계 1만1천 개 이상의 금융기관들이 결제 주문을 주고받는 전산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 은행들을 배제하는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발표한 상태다.

상당수 북한 외화벌이 업체들은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 계좌 등을 활용해 러시아에서 번 돈을 중국으로 송금한 후 다시 북한으로 보내왔는데, 이번 대러 경제제재로 인해 러시아 밖으로 돈을 보낼 수단이 차단됐다.

여기에 이들 업체가 그동안 부족한 상납금을 충당하거나 북한 내부 특별행사 때 돈을 보내기 위해 러시아 은행으로부터 달러를 빌린 경우도 많아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VOA는 덧붙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응징으로 해외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시키도록 하는 대북 제재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북한 노동자들이 교육 등 다양한 위장 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해 외화벌이를 해왔고, 북한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남아있는 대규모 노동자들도 여전히 외화벌이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VOA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