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표현 DJ에 제안한 조순승 前 의원 별세
1980~1990년대 야당의 외교통일 문제 최고 전문가로 꼽힌 조순승 전 의원이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구나우즈시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동서인 정대철 전 의원이 6일 전했다. 향년 93세.

전남 승주(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중앙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60~1980년대 미국 미주리대 등의 교수로 활동했다. 1988년 평화민주당 당무위원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전남 구례·승주, 평민당)을 시작으로 15대까지 3선 의원을 지냈다. 평민당, 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에서 최고 외교통일 문제 전문가로 꼽혔다.

정 전 의원은 “1990년대 초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솝우화 얘기를 하면서 ‘Sunshine Policy’라는 말을 처음 했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햇볕정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94년 미국 헤리티지재단 초청 연설에서다.

고인은 국회 상공자원위원장, 통상산업위원장 등을 지냈고, 2002년에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외교담당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2006~2008년 경기학원 이사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조영미·조권익 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