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도박' 사태 이어 아내 '의전 논란'에 총력 대응…李, 사과·책임 기조
"부부 직접 관여 않아" 차단 시도…"샌드위치·커피·재떨이 심부름" 후속 의혹도
이재명 '배우자 리스크' 진화 부심…"직원의 일" 선 긋기(종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다시 맞닥뜨린 '가족 악재' 수습에 부심하고 있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그간의 지지율 정체기에서 벗어나 반등세가 나타났다고 자평하던 차에 터진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 관련 논란이 혹여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 씨의 후속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이 후보 측과 선대위는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세우며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전날 김 씨에 이어 3일 이 후보가 직접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감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문제가 있었던 것에 대해 충분히 확인하고 그것에 대해 감당을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라면서 "아직까진 명확하게 진상이 밝혀진 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는 말씀"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정무실장을 맡은 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설령 몰랐다고 하더라도 세심하게 살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반성할 부분은 반성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혜경 씨는 원래 이날부터 호남 방문을 계획했으나 논란이 터지면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 후보 측은 지난해 12월 장남 도박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사례를 떠올리며 잔뜩 경계하고 있다.

더구나 이 후보 본인이 과거 지방자치단체장 시절부터 공직 비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 의지를 수없이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자칫 이번 일이 '내로남불'로 인식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배우자 리스크' 진화 부심…"직원의 일" 선 긋기(종합)
이에 이 후보 측은 이번 논란을 직원의 개인적 일탈 문제로 치부하며 불길이 이 후보 쪽으로 넘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후보는 입장문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으로 김 씨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배 모 씨와 경기도청 비서실 직원이었던 A씨 사이에 일어난 일로, 이 후보는 물론 김 씨가 개입한 바가 없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입장이다.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일단은 후보와 배우자께서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배 모 씨와 A씨 사이 입장, 진위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진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경기도에 감사 청구키로 한 것이 '셀프 감사'가 아니냐는 지적에 "공무원이 부실 감사하면 어떻게 책임지느냐"라며 "그런 식으로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공관 자체가 공적·사적 영역을 명확히 가리기 어려운 면이 있고 지방자치단체장 부인의 법적 지위도 명확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와 김 씨가 직접 반성과 책임의 뜻을 밝히는 것과 달리 당에서는 이번 논란을 부인하거나 반박하는 주장도 돌출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김 씨 논란에 대한 질문에 "아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 수사부터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최민희 선대위 미디어특보단장은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김혜경 님이 조장했다, 사주했다, 이런 근거가 하나도 안 나왔다"면서 "2021년에 10만 원짜리 10여 차례, 겨우 100만 원을 하기 위해서 김혜경 사모가 사주하고 조장했다는 스토리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가 김 씨가 먹을 샌드위치를 아침마다 직접 배달했고 이 후보의 커피·재떨이 심부름도 맡았다는 A씨의 주장을 보도하는 등 추가 의혹이 나오고 있다.

A씨는 배 씨의 지시로 대량의 샌드위치를 구입한 뒤 이 후보 자택으로 수시로 배달하고, 이 후보에게 커피와 재떨이를 가져다주면서 배 씨로부터 막말과 고성을 듣기도 했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상민 의원은 전날 밤 TV조선 '강적들' 녹화를 마친 다음 페이스북에 "오늘 녹화하는 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한참 지난 지금도 뒷맛이 영 개운찮습니다.

변호하는 데도 한계가 있네요.

그리고 불편합니다"라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