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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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중국에 경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경고했다.

소로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화상회의에서 "중국의 부동산 호황은 국민들에게 자산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지방정부에 혜택을 보는 '지속 불가능한' 모델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펼친 정책들로 인해 대형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잇따라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집값은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목돈을 투자한 사람들이 시진핑 국가 주석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로스는 "시 주석은 부동산시장의 자신감을 되살릴 도구를 여럿 보유하고 있지만 그런 도구를 제대로 사용하느냐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부동산 침체에 대한 대응에 이미 늦었으며 사람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가 많이 훼손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부동산개발업은 작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6.8%를 차지했다. 건설, 철강 등 연관산업까지 더하면 부동산개발업이 창출하는 GDP가 전체의 30%에 육박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부동산시장 침체로 중국의 GDP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됐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작년 8.1%에서 크게 하락한 4.8%로 예상했다.

중국의 부동산시장 침체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중국부동산정보에 따르면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1월 주택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9.6%, 전월 대비 35.2% 급감했다. 이런 감소 추세는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으로도 수개월 간 침체가 지속돼 상당수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