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채 시장을 대표하는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년여 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연 0.021%까지 오르며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후 금리는 다시 떨어져 연 -0.014%로 마감했다.

그동안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를 기록해 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을 위해 채권 매입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친 영향 등을 받았다.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급격히 뛰어오른 것은 Fed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에 미 국채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전날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1.879%까지 치솟으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안드레아 이아넬리 이사는 “세계적인 긴축 움직임에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유로존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의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투자자들이 미 국채 대신 독일 국채를 매입하면 미 국채 수요가 줄어 금리가 상승(미 국채 가격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 이어 유럽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의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5.4%를 기록해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