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3억~6억원대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었다. 실거래된 2가구 중 1가구는 9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9억 초과 거래 3배 늘고 3억~6억 비중은 '역대 최저'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운데 중저가 단지(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지난해 19.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7년(49.9%)과 2018년(47.7%)에는 전체 거래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9년(34.4%)과 2020년(31.1%) 30%대로 내려갔고 지난해에는 20% 아래로 떨어졌다.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아파트 역시 거래 비중이 낮아졌다. 작년 거래 비중은 전년(29.78%) 대비 소폭 하락한 28.51%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오름세를 보이며 7월 33.55%까지 확대됐지만, 5개월 만인 12월에는 21.56%로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서울 내 고가 아파트(9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2017년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2017년에는 15.11%에 그쳤지만 △2018년 16.6% △2019년 28.54% △2020년 31.45% △작년 43.74%로 높아졌다.

서울 집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17년 1월 5억9585만원에서 2021년 12월 10억8250만원으로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로 올랐다. 중위가격은 아파트값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대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저가 아파트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가격대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대출 여력이 줄고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며 “중저가 수요자 일부는 전세 시장이나 경기권 아파트 등으로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