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직접 투자보다 위험 낮아
그로스캐피털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은 재무구조와 사업 모델이 비교적 탄탄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투자자들이 적은 지분을 대가로 비상장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는 이유다. 투자회사 애덤스스트리트의 제프 딜 투자책임자는 “이 영역은 오랫동안 존재했지만 최근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스캐피털 시장에서 투자 붐을 일으킨 회사는 세계 4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영국의 퍼미라는 두 번째 그로스캐피털 펀드를 조성해 40억달러를 모금했다. 목표액인 25억달러를 훌쩍 넘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그로스캐피털 시장은 연평균 2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와 VC 시장은 각각 10%, 16% 커졌다.
지난해엔 미국 비상장 스타트업에 몰린 투자금도 3298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2020년(1666억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세계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6710억달러를 조달했다. 2020년보다 90% 늘었다.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로스캐피털 시장엔 VC는 물론 사모펀드,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운용사까지 뛰어들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거품 논란까지 일고 있다. 비상장 기업 대상 투자 시장이 커지자 대형 기업들이 상장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