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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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물가급등 이후 무조건 불황 닥쳐...이번엔 어떨까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2433.1.jpg)
갑자기 바뀐 미 중앙은행(Fed)을 원망해보지만 Fed도 할 말이 많답니다. 살인마로 돌변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한 때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녔던 하루살이 같은 존재였지만 이제는 '위드 코로나'처럼 '위드 인플레'라고 불러야할 정도니까요.
그러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정식 예고라도 해주지 "갑자기 뭐냐"고 따질 수 있겠죠. FOMC 의사록이라는 희한한 통로로 뒤통수를 치는 이유가 뭔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긴축을 언제 어느 강도로 할 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주 11일에 연임을 위한 인준 청문회에 나오는 제롬 파월 의장한테 물어봐야겠습니다. 힌트라도 나오면 또다시 시장은 출렁이겠죠.
곧바로 다음날 다시 한 번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 12월 소비자물가(CPI)가 7%가 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주 '정인설의 워싱턴나우'에선 긴축과 둘러싼 여러 얘기를 살펴 보겠습니다.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진공청소기 같은 '양적긴축'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2566.1.jpg)
이번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12월 FOMC 의사록엔 긴축의 '긴'자도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대차대조표 규모 조정'이라는 얌전한 말로 포장해놨습니다. 조금 더 와닫는 말로는 양적완화에 대비해 양적긴축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론 Fed가 가지고 있는 채권을 매각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사들였던 미국 국채와 주택담보부증권(MBS)을 시중에 내놓는다는 것인데 위력은 대단합니다. 2년 만에 두 배로 체중이 늘어난 비만 체형을 하루 아침에 살 빼서 원래대로 돌아오라고 시키는 것과 같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2444.1.jpg)
이 채권을 매각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채권을 팔면 Fed는 돈을 받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중에 있는 돈을 흡수해버리게 됩니다. Fed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곧 진공청소기로 시중에 있는 돈을 빨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진공청소기를 거의 써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과거 사례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했었던 정도입니다.
금리인상이라는 강풍이 먼저 온다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2796.1.jpg)
양적긴축이 진공청소기라면 금리 인상은 바람과 같습니다. 진공청소기는 범위가 좁은 대신에 바람은 광범위합니다. 영향을 받는 사람이 엄청 많다는 얘기죠.
기준금리 인상은 주로 단기금리에 영향을 줘 대출금리가 확 뛸 가능성이 큽니다. 증시, 부동산 시장에 모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당장 대출금리가 확 뛰고 대출받기도 힘들어집니다.
다만 특정 구역을 일망타진하며 청소하는 진공청소기보다는 단위면적당 위력은 덜할 수 있습니다. 진공청소기 같은 양적긴축은 이론적으론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는 편이지만 현재 Fed가 보유한 채권 중 단기물도 적지 않아 이번엔 그렇게 될 지는 불확실합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관심사는 순서입니다. 먼저 바람으로 환기를 시킨 다음 진공청소기로 청소하겠다는 게 Fed의 설명입니다. 그 전에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 종료가 있는데 그건 공짜로 주던 사은품을 없앤 것과 비슷합니다.
아무튼 순서는 테이퍼링 종료→금리 인상→양적긴축입니다. 쓰레기가 될 수 있는 사은품을 폐지하고 환기를 한 다음 진공청소기로 먼지까지 흡수해버리겠다는 겁니다.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2468.1.jpg)
그래서 시장에선 3월 첫 금리인상, 5~6월 금리 두번째 인상한 뒤 하반기에 긴축을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올해만 금리를 8회 올려야 한다는 매파들도 있어 금리인상과 긴축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2517.1.jpg)
문제는 '구타 유발자' 인플레이션
아마도 파월 의장은 11일 청문회 자리에 나가기 전 다음날에 나오는 작년 12월 인플레이션 지표를 볼 가능성이 큽니다.12일에 발표되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7.1%) 이상이라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을 좀더 강하게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7% 자체로도 놀랍지만 그 이상이라면 시장은 경기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작년 11월에 전년 대비 6.8% 올라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이제는 1970년대까지 소환시켜야할 지경입니다.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2692.1.jpg)
여기서 저마다 인플레인션에 대한 전망을 얘기하면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과거 인플레 이후엔 대부분 불황과 겹쳐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8684.1.jpg)
1차 대전 직후 인플레이션은 가격 통제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다가 물가가 폭락하면서 끝났습니다. 그게 바로 대공황으로 연결됐습니다.
2차 대전 직후인 1946년에도 물가 상승 또한 엄청났는데 어느 순간 물가가 폭락하면서 또다시 불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8270.1.jpg)
그래서 바로 통화공급을 억제하는 긴축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니 인플레이션은 잦아들었습니다. 그런데 다 가질 수 없는 법. 실업률은 이미 10%가 넘어 버리는 고실업 사회가 되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인플레 제어하면서 성장 불씨 이어갈까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8402.1.jpg)
그래도 Fed가 인플레이션을 다스릴 도구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으면 경기도 같이 죽어버린다는 게 문제죠. 그럼에도 인플레 잡기가 우선이니 Fed는 경기침체를 감수하더라도 '인플레 파이터'가 되려는 것 같습니다.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8476.1.jpg)
이 논리에 입각해 생각하면 올해에도 인플레이션이 안 잡힐 수도 있으니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게 바로 양적긴축입니다. 9조달러에 달하는 Fed의 자산을 줄이면 금리 인상보다 더 큰 효과를 볼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청소를 하기 위해 필요한 곳에 진공청소기를 대는 것과 같습니다.
올해 미국경제학회에서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는 Fed가 3500억달러 규모로 양적긴축을 하면 기준금리 0.25%포인트를 내리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년 만에 늘어난 Fed 자산을 원래대로 돌리려면 4조달러 이상 줄여야 하니 금리를 11~12회 정도 올리는 효과가 있을텐데요.
![올해 8회 금리 올릴수 있다는데…'초고속 긴축시대' 생존법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48520.1.jpg)
결국 Fed가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잘 가느냐에 달려 있겠네요. 긴축의 희생양을 최소화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정도로 성장의 불씨를 살려나가야겠습니다.
이런 인플레이션 시기엔 원래 원자재에 투자하는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그런데 긴축정책이 본격화하면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 지가 관건이겠네요.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