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사진=REUTERS
미국 자산시장의 '구루'로 꼽히는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이 지난 3일 올해의 투자시장 예언을 내놨다. 1965년 애널리스트로 입문한 그는 1986년부터 매년 초 투자 전망을 발간하고 있다. 이 전망은 월스트리트의 투자 지침서로 꼽힌다.

그는 올해 S&P500 지수가 제자리 걸음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수익을 내도 고물가에 부딪힐 것이란 이유에서다. 미국에선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으로 일상을 회복하고 금값은 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블랙스톤에서 공개한 올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할 10가지.

① 기업들이 높은 실적을 보고하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S&P500은 아무런 진전도 못하게 된다. 가치주는 성장주를 능가한다. 높은 변동성이 계속되고 조정이 온다. 조정장은 20%를 초과하지 못한다.

② 일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지만 임금과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소비자 물가지수는 4.5%(연율) 상승한다. 운송비용과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견해가 힘을 받지만 결국은 물가 상승이 지속적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게 된다.

③ 채권 시장은 물가 상승과 미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연 2.75%까지 상승한다. Fed는 테이퍼링을 끝내고 금리를 4번 올린다.

④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도 연말께 모임이나 컨벤션 등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 선진국이나 후진국에서 모두 코로나19가 문제로 남아 있겠지만 미국은 정상적인 일상 활동을 회복한다.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마치고 주 3~4일 직장에 출근한다. 영화관, 콘서트장, 스포츠 경기장이 관중으로 북적인다.

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 투기를 금지한다. 결과적으로 중국 가계의 투자 여력이 높아진다. 중국에서 자산 관리 사업이 성장하면서 서구권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⑥ 금값이 20%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 미국이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지만 투자자들은 높은 시장 변동성 탓에 안전자산인 금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택한다. 암호화폐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지만 금은 억만장자를 위한 안식처라는 타이틀을 되찾는다.

⑦ 주요 산유국에선 고유가가 대체 에너지 투자를 활성화한다. 고유가 덕에 미국의 셰일 오일 기업들이 다시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생산량을 수요만큼 충분히 늘리지 못한다.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전문가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⑧ 원자력이 갑자기 대체 에너지원으로 부상한다. 원자력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에 충분할 정도로 안전한 기술이 개발된다. 원자력이 폭넓게 인정 받는다. 미국의 중서부에 주요한 원자력 시설 개발이 승인된다. 핵융합 기술이 미래의 활용 가능한 에너지 기술로 부상한다.

⑨ ESG는 기업들의 자체 경영 방침 이상으로 발전한다. 정부는 상장기업이 지켜야할 ESG 규제 표준을 개발해 시행한다. 상장 기업들은 ESG 시대에 맞는 다양한 지표의 진행상황을 문서화해 게시해야 한다. Fed는 금융기관들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얼마나 취약한지 등을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평가를 시작한다.

⑩ 친환경 녹색 에너지 전환 정책이 후퇴한다. 미국은 전기차에 동력을 공급하는 리튬 배터리를 충분히 구매하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중국이 리튬은 물론 코발트 니켈 시장을 통제하는 데다 이들을 모두 자국산으로 비축하면서다.

다음은 10개 항목에 들 정도로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놀라운 일들.

⑪ 미 식품의약국(FDA)이 첫 번째 체외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승인한다. 이를 통해 유전체 의학 연구가 늘고 체내 유전자 편집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는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해 윤리적 우려가 커지면서 논쟁이 확산되지만 제약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⑫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에 대한 견해를 바꾼다. JP모간은 이 분야 리더가 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런 요인 때문에 디지털 경제는 큰 성장 동력을 얻는다. 암호화폐는 금융 시장에 주요한 요소로 자리잡는다.

⑬ 미국과 중국이 모두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에 오르기 위해 노력한다. 반도체 기술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미국은 민간 반도체 기업에 자금을 투입한다. 중국은 국유기업이 반도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한다.

⑭ 푸레르토리코가 새로운 은퇴자들의 정착지로 자리잡는다. 허리케인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날씨가 좋고 세율이 낮아 은퇴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