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는 세계적 공급망 혼란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공급망 병목현상이 1997년 이후 가장 극심하지만 앞으로는 해소될 일만 남았다는 진단이다.

미국 뉴욕연방은행은 공급망 혼란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글로벌공급망압력지수(GSCPI)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고 CN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연은에 따르면 GSCPI는 분석 대상 시기인 1997년 이후 현재가 가장 높은 4.5를 나타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태국의 홍수 사태 때보다도 공급망 혼란이 심각하다.

뉴욕연은은 공급망 병목현상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중국의 봉쇄 조치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공급망이 마비되자 GSCPI가 급격히 치솟았다는 설명이다. GSCPI는 지난해 여름께 글로벌 생산활동이 정상화되면서 잠시 하락했지만 겨울로 접어들며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다시 뛰어올랐다. 뉴욕연은은 “이번 지표는 글로벌 공급망 압력이 역사적 수준으로 높지만 정점에 달했고 앞으로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GSCPI는 월스트리트가 사용하는 다양한 공급망 지표가 통합된 것이다. 국경 간 운송비를 나타내는 지수가 포함되고 주문 변화와 같은 수요 요인은 제거됐다. 대표적으로 원자재 선적 비용을 추적하는 발틱운임지수와 컨테이너 선적률 변화를 따르는 하펙스지수가 포함됐다. 미국을 오가는 화물기의 운송 비용도 추가됐다. 공급망 병목현상과 관련한 제조업체들의 설문조사 결과도 반영됐다. 구매관리자지수(PMI)를 통해 배송 지연 현황을 파악했다는 설명이다.

CNBC는 “뉴욕연은의 이번 발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여론 악화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해온 바이든 행정부가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