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건설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공사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칫 최고경영자까지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중소 건설사들은 그야말로 비상입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3년간 건설 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 수는 1300명이 넘습니다.

해마다 산업재해로 생기는 사망사고 중 절반 이상이 건설 현장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생기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을 처벌받게 됩니다.

최고경영자까지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입니다.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컨트롤타워 설치는 물론, 신기술 도입을 통해 안전을 보다 강화하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진현 롯데건설 안전보건경영실 수석 : 안전 조직 개편과 예산 투자 확대를 했고 좀 더 체계화된 업무 분장을 통해 안전 경영을 실천할 예정에 있다. 향후 예산과 인력을 점진적으로 늘릴 예정에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건설현장의 특성상 단순히 예방만으로 사고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일단 '1호 사례'만 피하자는 분위기입니다.

이마저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의 얘기일 뿐, 안전관리 체계 자체가 없는 중소형 건설사들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된 이후 첫 사례가 되는 기업은 기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승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산업안전팀장 : 사실상 어떤 중증적인 어떤 하도급 문제라든지 공사 기간, 비용 등의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상존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현장에서의 안전 관리만 가지고 해서 사고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한계점이 있고요. 최근에는 안전관리자들이 제조업 대기업으로 이동을 대폭 하면서 구인난까지 겪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가운데 80%가 내년에는 법 적용을 받지 않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전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한 법의 취지를 생각할 때, 실질적인 '안전'을 위한 법이 될 수 있도록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
첫 타깃 될라…건설사들은 중대재해법 '초비상'